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민주당에 실망’ SNS 글 공유한 황운하에 “실수하네”…화난 이재명 지지자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황운하 의원, 조국혁신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투표 시작 10분 만에 만장일치

조국 대표와 함께 ‘사법 리스크’ 안은 투톱…법원 판결에 따라 의원직 상실 가능성

원내대표 선거 전날 SNS에 ‘민주당은 연석회의 제안 답해야’ 글 공유…뿔난 李 지지자들

세계일보

황운하 조국혁신당 신임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출 소감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돼 조국 대표와 함께 당을 이끌게 된 황운하 의원(비례)의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난조의 반응이 나온다. 일부는 황 의원더러 ‘양심 없다’고 날을 세웠는데, 어떠한 이유로 이 대표 지지자들이 황 의원을 못마땅한 시선으로 보는 것일까.

앞서 황 의원은 지난 25일 투표 개시 10분 만에 만장일치로 조국혁신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별도 입후보 절차 없이 모든 투표권자가 모여 계속 표를 던지는 교황 선출 방식의 ‘콘클라베(Conclave)’로 진행됐다. 투표권자의 생각이 일치해야 하는 만큼 투표 시작 10분 만에 황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는 데는 큰 의미가 있다.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한 황 의원은 조국혁신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8번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신임 원내대표 선출 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그는 “조국혁신당은 강소 정당을 지향한다”며 “검찰 독재에 맞서 가장 강하게, 단호하게, 선명하게 맨 앞에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선 민의를 원내에서 충실하게 대변하기 위해 민주당과 협력적·연대적 관계도 잘 유지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지난 11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파란불꽃선대위 해단식에서 황운하 비례대표 당선인에게 꽃목걸이를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황 의원은 당 총선 1호 공약인 ‘한동훈 특검법’ 발의를 위해 민주당과 이미 논의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특검법 관련 질문에는 “민주당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이미 21대 국회의 유일한 조국혁신당 현역 의원으로 원내대표 역할을 하면서 민주당과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녀 입시 비리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이 선고돼 상고한 조 대표와 지난해 11월 ‘청와대 하명 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 관련 재판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황 의원의 ‘투톱 사법 리스크’는 조국혁신당의 매우 커다란 불안 요소다. 두 사람은 국회 임기 중 실형이 확정된다면 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쇄빙선’을 자처해온 조국혁신당은 순식간에 선장을 잃고 난파선이 될 수 있다.

세계일보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 전날인 지난 24일 늦은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박찬운 한양대 교수 글의 일부. 황운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황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전날인 24일 늦은 오후 자신의 SNS에 글 하나를 공유해 주목됐다.

‘민주당이 즉각 야권연석회의 제안에 답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은 박찬운 한양대 교수가 쓴 것으로, 황 의원은 자신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고 민주당을 향한 메시지를 박 교수가 대신 냈다는 판단에서 글을 끌어온 것으로 보였다. 지난 22일 전북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기 전 범야권 연석회의를 만들어 주도해달라’던 조 대표의 이 대표를 향한 제안을 민주당은 사실상 거절한 터다.

황 의원이 공유한 글을 보면 ‘연석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면 민주당에 매우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야권 전체의 목소리를 가지고 대통령을 만나라는 것인데, 이것을 왜 마다하는가’ ‘총선에서 민주당이 175석이 된 것은 조국혁신당의 출현 때문에 가능했다’ 등 상당히 날 선 표현이 포함됐다. 박 교수의 글 인용으로 황 의원이 당의 수장인 조 대표 제안을 뿌리친 민주당을 향해 불만 담긴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일보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선거 전날인 지난 24일 황운하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유 글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자신의 의석수를 믿고 자신들만이 대통령과 여당의 맞수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는 글을 공유한 황 의원을 향해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못마땅하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한 지지자는 “왜 이재명을 가르치려 드느냐”며 어이없어했고, 다른 지지자는 “조국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줘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보수진영에서나 나올 법한 논리를 적은 글의 공유에 “슬슬 발톱을 드러낸다”거나 “황운하 실수하네” 등 강한 비난도 나온다. 또 다른 지지자는 “선 세게 넘었다”며 “우려가 현실로”라는 댓글을 달아 민주당을 향한 조국혁신당의 요구가 높다는 지적으로 읽혔다. 비슷한 맥락에서 ‘황 의원이 양심 없다’는 글도 눈에 띈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식당에서 조 대표와 이 대표의 두 시간 반에 걸친 만찬 회동 후, 민주당은 서면브리핑에서 “수시로 의제에 관계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며 밝혔다. 조국혁신당도 “이재명 대표는 우리 사회 개혁에 조국혁신당의 선도적 역할을 당부했고 조국 대표는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