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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가장 중요한 건 외모”…란제리 입고 열매 파는 대만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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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대만의 한 빈랑 판매 점포에 '빈랑미녀' 직원이 앉아 있다./사진작가 콘스탄체 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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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의상을 입은 채 빈랑 열매를 파는 대만의 ‘빈랑미녀’를 촬영한 미국 뉴욕의 사진작가의 작품이 전세계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CNN은 사진작가 콘스탄체 한이 지난달 발표한 사진 작품 시리즈 ‘빈랑 서시(빈랑 미인)’를 소개했다.

빈랑서시는 중국 4대 미녀 중 한명인 ‘서시’에서 따온 별칭으로, 빈랑을 파는 여성들을 뜻한다. 빈랑은 중국, 대만, 인도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입에 넣고 씹는 열매로 각성 효과와 중독성이 있고 구강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에서는 장거리 운전을 하는 물류업 종사자나 고령층에서 빈랑 열매를 자주 씹는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대도시인 타이베이나 가오슝에서도 빈랑 열매를 파는 가게를 찾아볼 수 있다. 이들 가게는 대부분 유리부스 형태로 만들어졌다. 네온 조명이 가게 안을 비추고 있으며, 빈랑 열매를 파는 여성 점원이 란제리 차림으로 부스를 지키고 있다.

‘빈랑미녀’ 사진에 담긴 이들은 대부분 10대 후반~20대 초반 여성이었다. 이들은 보통 평상복을 입고 출근한 뒤 부스에서 노출이 심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가게 주인들은 가끔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더 심한 노출을 요구한다는 게 한씨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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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콘스탄체 한이 촬영한 대만의 '빈랑미녀'./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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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등장한 몽슈안(18)은 16세때 이 일을 시작했다. 주업무는 얇게 썬 빈랑을 깔끔하게 포장한 뒤 판매하는 일이다. 그는 빈랑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모”라고 말했다.

몽슈안은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일한다. 더 많은 남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렇게 주 6일을 일하면 한 달에 약 670달러(약 92만원)을 번다.

이 같은 ‘빈랑 미녀’는 1960년대 후반 대만 중부의 한 빈랑 노점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이 노점의 판매 실적이 높자 점차 대만 전역에 ‘빈랑 미녀’를 내세운 수만개의 가게가 생겨났다.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여성이 유리 부스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매춘업소와 관련된 것처럼 비춰질 수 있지만, 실제로 빈랑 판매가 매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CNN은 전했다. ‘빈랑 미녀’는 운전석을 떠나지 못하는 손님에게 빈랑을 가져다 줄때만 부스 밖을 벗어난다고 한다.

다만 대만 현지에서는 ‘빈랑 미녀’가 착취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지난 20년 동안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규제가 만들어졌다. 일례로 2002년 타오위안현 지방 정부는 ‘빈랑 미녀’가 가슴, 엉덩이, 배를 가리도록 하는 엄격한 복장 규정을 시행했다.

사진을 촬영한 한씨는 “(사람들은) ‘잘못된 길에서 온 소녀들이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만난 이들은 꽤 수준 높고 책임감도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판단 없이 흥미로운 현상으로만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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