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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학교·역 인근 아파트 전세 동났다…서울 전셋값 49주 연속 상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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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작년 초 대비 44% 급감
5월 신규 입주 물량 단 한채도 없어
전셋값 상승에 계약갱신 세입자 늘어
“매매 관망세도 전세물량 부족 원인”


매일경제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무소 외벽에 아파트 전세가격표가 붙어 있다.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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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집은 30평대 전세를 주로 찾는데, 물건이 워낙 귀해서 부르는 게 값이에요”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고 있다. 전셋집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워지면서 전셋값 상승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다

입주물량이 지난해 대비 감소한 데다가 지난해 주택착공이 연평균 대비 3분의 1 토막 나며 공급부족 시그널이 강해진 상황이어서 전셋값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7% 올랐다. 지난주(0.08%)에 비해 오름폭이 다소 줄긴 했지만,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49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전셋값 변동률을 구별로 보면 성동구가 전주 대비 0.17% 오르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은평구가 0.15%로 뒤를 이었다. 노원구(0.13%), 용산구(0.12%), 동대문구(0.12%), 중랑구(0.11%), 금천구(0.10%), 동작구(0.10%)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전셋값 상승세는 아파트 매수 관망세 속 전세 수요가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 주간 전세수급지수에 따르면 4월 3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32.65로 2022년 5월 이후 가장 높다. 전세수급지수는 공인중개사무소에 설문으로 시장동향에 대한 문의 조사 결과를 지수화 한 통계로 100보다 높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학군이나 입지가 우수하고 정주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대단지 위주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자들은 전세로 몰리고 있지만 전세 매물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를 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25일 기준 총 3만510건으로 작년 말(3만5305건)에 비해 13.5%, 작년 초(5만4666건)에 비해 44.1% 줄었다.

서울 지역 신규 입주 물량(30가구 이상 단지 기준)은 지난 2월 593가구, 3월 960가구, 4월 491가구 등으로 최근 3개월 연속 1000가구를 밑돌았다. 5월에는 신규 입주 물량이 아예 없다. 6월 입주 예정 물량도 서울 강동구 ‘강동헤리티지자이’(1299가구)와 구로구 ‘남구로역 동일센타시아’(162가구) 뿐이다. 당초 641가구 규모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는 6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밀리면서 하반기로 미뤄졌다.

전세 매물 감소는 세입자들이 전세 상승세에 갱신계약을 선택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7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3만6247건 중 갱신계약은 1만2604건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록한 27%와 비교하면 갱신계약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 감소로 서울 지역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금리 장기화와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주택 매수보다는 임대차에 머무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올해 신규 입주 물량이 줄고, 봄 이사철 전세 수요 증가 등으로 일부 단지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서울 입주물량은 올해까지는 괜찮지만 내년부터 부족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여전히 아파트 매매에 대해 관망세가 더 강한 상황에서 전세로 수요가 몰린다고 가정한다면 향후 전세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택공급 상황 분석과 안정적 주택공급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인허가는 39만9000가구로 연평균(2005~2022년) 대비 74.2% 수준이었다. 서울의 인허가 역시 2만6000가구로 연평균 37.5%에 불과했다. 서울 착공 물량은 2만1000가구로 32.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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