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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美 "과잉생산 멈춰라" vs 中 "내정간섭 그만"…블링컨 방중에도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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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미중 관계 호전됐지만 과잉생산·남중국해 등 새 악재"

헤럴드경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25일 중국 상하이 그래드 홀에서 천진닝 상하이 당서기와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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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해 양국 간 현안을 둘러싼 이견을 처리히기 위해 나섰지만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26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왕이 주임은 모두발언에서 “중미(미중)관계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음에도 부정적인 요인들이 계속 쌓여가고 있다”며 “미국과의 갈등 국면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면 모두가 패자가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에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오판을 피해야 한다”면서 “대면 외교는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펜타닐, 미중 군사관계, 인공지능(AI) 리스크 등의 현안을 언급하며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상하이에서 기업인과 현지 공무원, 학생들을 만난 블링컨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한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만날 예정이다. 블링컨의 이번 중국 방문은 양국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초 이후 가장 최근 성사된 고위급 접촉이라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블링컨 장관이 처음 베이징을 찾았던 지난해 6월과 비교해 미중 관계는 호전됐지만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의혹과 중국의 과잉생산 논쟁,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호전적 행동 등 새로운 악재들이 떠오른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2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천진닝 중국 상하이시 당 서기와의 회담에서 “중국의 무역 정책과 비시장적인 경제 관행에 대해 우려한다”며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과 직원들에게 동등한 경쟁의 장을 제공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천 서기는 “우리가 협력을 선택하든 대결을 선택하든 그 결정은 양국 국민의 안녕과 인류의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도 같은 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과잉생산에 의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며 “문제는 이로 인해 미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멕시코 그리고 인도의 제조업체들의 생존도 위협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옐런 장관은 “따라서 중국이 우려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항상 시장의 원칙에 따라 경제무역 협력을 진행해 왔다”라며 “우리는 미국 측이 공정한 경쟁 원칙을 존중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준수하며 중국과 협력해 양국 무역 관계의 건전하고 꾸준한 발전을 위해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논평을 통해 “미국은 일방적 무역 조치 남용을 중단하고 즉시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취소해야 한다”라며 “규칙에 기초한 다자 무역 체제에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기업이 러시아 방위산업 재건을 돕는 것을 중단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에 중국 관영지 차이나데일리는 사설에서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해서는 이 문제가 중국과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주로 미국이 제로섬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중국을 위협국으로 모함해 양국 간에 많은 적대감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지난 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신뢰 구축과 각자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며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합의’를 현실적인 상황으로 바꿔야 한다”며 “두 나라 간 경제적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대화가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의 방중 기간 동안 이러한 기대는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신화통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난 이후 양국 관계가 쇠퇴를 멈추고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인다”면서도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고집스러운 전략과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중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잘못된 언행”이라고 말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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