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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지명 기다려요”… 활동 끊긴 걸그룹 멤버, 日술집 프로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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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본 캬바쿠라 틱톡 계정에 올라온 접객원 루루(왼쪽). 오른쪽은 걸그룹 네이처의 멤버 하루 활동사진. /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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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걸그룹으로 활동했던 일본인 멤버가 최근 일본의 한 유흥주점에서 호스티스로 일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4일 일본의 한 캬바쿠라(캬바레와 나이트클럽 합성어) 틱톡 계정에는 여성 접객원을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여성은 자신을 ‘사쿠라 루루’라고 예명을 소개하며 “일한 지 3개월된 신입 아가씨”라고 했다. 루루는 상반신이 훤히 드러난 오프숄더 원피스 차림이었다.

루루는 이어 “18살 때부터 케이팝 아이돌로 6년간 활동했다”며 “지금은 댄스스튜디오 설립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캬바죠’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장면에선 걸그룹 ‘네이처’의 일본인 멤버 하루의 활동 사진이 여러 장 흘러나왔다. 캬바죠는 캬바쿠라에서 접대하는 아가씨를 일컫는다.

루루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술을 잘 마시지 못했는데 의외로 술에 강한 것 같다”며 지명을 기다린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해당 캬바쿠라의 계정에는 이른바 ‘홀복’으로 불리는 짧은 기장의 원피스를 입은 여성 접객원들의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영상에는 “진짜 네이처의 하루가 맞느냐” “하루짱이라니”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해당 캬바쿠라는 일본 동북지방 제일의 환락가로 유명한 미야기현 센다이의 고쿠분초에 위치해 있다. 홈페이지 접객원 소개란에도 ‘루루’라는 예명의 여성이 올라와 있다. 루루는 프로필에서도 “고향은 미야기현 출신으로, 한국에선 아이돌을 했다”고 소개했다. 생일은 2월 21일, 혈액형은 B형이었다.

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케이팝 팬들 사이에선 화제가 됐다. 네이처는 작년 웹드라마OST 참여 이후 정식 그룹 활동은 없는 상태이나, 소속사 측의 해체 발표는 없었다. 또한 소속사는 지난 2월 21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하루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한 캬바쿠라는 주로 남성들이 마음에 드는 여성 접대원을 지명해 술을 마시는 클럽이다. 시간제로 돈을 내는 것이 특징이며, 가게 안에서 손님과의 불법적인 성 접촉은 금지돼 있다. 한국의 룸살롱 같은 풍속점과는 차이가 있지만, 근황을 접한 케이팝 팬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다” “너무 충격적이다” “씁쓸하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면서 케이팝 출신을 강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소속사 n.CH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6일 조선닷컴에 “해당 이슈는 파악하고 있으나 그룹 활동시기가 아니어서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네이처가 해체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응원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지금은 아직 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없어,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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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케이팝 걸그룹 출신"이라고 소개한 일본의한 캬바쿠라 호스티스./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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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조 걸그룹 네이처는 2018년 8월 싱글앨범 ‘기분좋아’로 데뷔했다. 청순한 분위기를 추구했으나 대중의 관심이 미미했다. 그러자 2022년 1월 ‘RICA RICA’라는 곡과 함께 아프리카의 전통 춤을 안무로 차용해 반전을 노렸다. 파격적인 안무는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지만 이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외에도 ‘LIMBO!(넘어와)’ ‘어린애’ 등의 곡을 발표했다.

한편 일본에선 아이돌로 활동했다 호스티스로 전향한 사례들이 있다. 2022년에는 일본 여자아이돌 그룹 ‘케야키자카46′의 전 멤버 시다 마나카가 캬바쿠라 직원이 됐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일본의 인기 걸그룹 ‘AKB48′ 2기로 데뷔한 코바야시 카나도 작년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혼 후 생활고를 겪었고 현재는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바야시 카나는 당시 “손님으로 온 일부 팬은 나의 힘든 사정을 알고 ‘기저귀 값’이라며 샴페인을 사주기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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