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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中 해외투자 8년來 최대···관세장벽 우회로 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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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전년비 13%↑ 46조원

'무역 갈등' 전기차·태양광 등

제조업·동남아 국가에 집중

"일자리 늘려 긴장 해소에 도움"

"美공세 회피 수단" 분석 갈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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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1분기 해외투자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기차(EV), 태양광 등 중국이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분야에서 해외 생산 거점을 통한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낸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세계 각국이 중국산 EV 및 태양광 패널의 ‘저가 공세’를 막기 위해 관세 장벽을 쌓고 있는 가운데 우회로를 뚫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올해 1~3월 해외 직접투자로 2430억 위안(약 335억 달러·46조 원)을 투자했다.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을 단속하기 전인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3% 가까이 늘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해외투자가 제조업 분야와 동남아시아 국가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해외투자의 17%가량이 제조업에 들어갔으며 동남아시아 지역 제조업 투자는 260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네 배 늘어난 규모이자 미국과 한국·일본 기업의 투자 금액을 합친 것보다 두 배가량 많다. 실제 중국 EV 스타트업 체리자동차는 내년 현지 생산을 목표로 태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중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과 제련소 등 주요 원자재 가공에 현금을 쏟아붓고 있는 흐름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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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EV 제조 업체인 비야디(BYD)의 투자도 눈길을 끈다. 비야디는 내년 초 현지 생산을 목표로 지난달 브라질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유럽에서도 중국 해외 사업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헝가리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중국의 공격적인 해외투자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중국산 덤핑’으로 해외 업체들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현지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980년대 무역 강국이었던 일본 역시 세계 유수 자동차 제조 업체에 대한 투자로 원활한 외교 관계를 구축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수석아시아태평양분석가인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는 “중국은 해외에서 무역흑자를 낮추고 또 과잉생산을 줄이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시의 일본은 지금의 중국처럼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중국의 해외투자가 ‘관세장벽’ 등 미국의 공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중국 최대 태양광 업체 롱기그린에너지와 태양광 모듈 세계 2위 기업인 트리나솔라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재생·청정에너지 추진 정책을 통해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현지 합작법인 및 공장 설립 계획 등을 발표했다. 버트 호프먼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일부 중국 기업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해외투자가 외려 외면받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비야디가 멕시코 현지 공장의 추가 설립을 위해 타진했지만 멕시코 정부로부터 “과거 같은 혜택은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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