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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매년 이맘때면 할인하는 ‘캐스크 스트렝스’ 제품... 쟁여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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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김지호 기자의 위스키디아] 로즈아일

해마다 이맘때면 할인하는 제품이 있다. 프리미엄 주류 회사 디아지오가 2001년부터 매년 선보이는 ‘스페셜 릴리스’ 시리즈가 그렇다. 면세점이나 대형 마트 주류 매대를 화려한 디자인으로 치장한 상품들을 봤을 것이다. 최종 병입 단계에서 물을 첨가하지 않은 도수 높은 캐스크 스트렝스(Cask Strength) 제품이다.

캐스크 스트렝스란 오크통의 최종 병입 단계에서 물을 첨가하지 않은, 평균 알코올 도수 50~60%대 위스키를 말한다. 즉 잔에 따른 위스키의 알코올 농도를 소비자가 기호에 따라 물로 조절할 수 있는 상태다. 위스키 입문자는 다소 강하게 느낄 수 있지만, 한번 익숙해지면 물로 희석한 술은 밍밍한 맛일 수 있다. 너무 독하다고 판단하면 물을 더 타서 농도를 맞추면 된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디아지오 제품들의 국내 출시가와 해외가격에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국내만 들어오면 가격이 두 배 이상 뛰는 여타 주류와 비교하면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단,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다. 대형 주류 회사답게 물량도 쭉쭉 뽑아줘서 할인 때까지 기다려도 내 몫이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 숙성 연수도 보통 8년부터 20년이 넘는 고숙성까지 다양해서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가격이 바닥을 칠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낭패를 볼지도 모른다. 적정 매수 가격이 되면 사는 것도 현명한 소비다.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버스가 일찍 떠나기도 한다. 위스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도 많지만, 할인한 가격에 구매한다면 맛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중 로즈아일<사진> 12년이 꽤 합리적인 선택이 될지도 모르겠다.

조선일보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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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아일은 2023년 디아지오에서 출시한 신생 증류소 제품이다. 디아지오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보니 출시 전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비록 12년 숙성한 엔트리급 위스키지만 캐스크 스트렝스 제품이라 힘이 제법 좋다. 코에서는 화사한 열대 과일과 달콤한 빵 굽는 향이 느껴지고 입에서는 고소한 견과류와 복숭아 박힌 초콜릿케이크 맛이 난다.

현재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버번 오크통을 깔끔하게 잘 쓴 위스키다. 10만원대 초반이라면 고민 없이 한 병 정도는 사도 좋을 것 같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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