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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원외대표 따로 뽑겠다” 與낙선자 본격 세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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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때 광주서 1박2일 워크숍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 낙선한 이들이 본격적으로 세력화에 나섰다. 현재 임시로 만든 낙선자 모임을 당 정식 조직으로 발전시켜 원내대표에 대응하는 ‘원외대표’를 뽑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수도권과 3040이 주축인 이들이 영남권·친윤 위주의 원내 당선자들을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원내와 원외가 갈라진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26일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 50여 명은 다음 달 17~18일 광주광역시에서 1박 2일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주제는 ‘국민의힘 혁신 방안’이다. 5·18 기념식에도 단체로 참석한다. 손범규 원외 조직위원장 임시 대변인은 “현재까지 50여 명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원외 조직위원장 모임은 이번 총선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164명 중 159명이 속한 모임이다. 지난 19일 총선 직후 국회에서 열린 낙선자 총회에서 결성된 태스크포스(TF)가 시초다. 광주를 워크숍 장소로 정한 것도 영남권 위주 의원으로 구성된 지역 색채를 벗고 쇄신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2020년 총선 직후에는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이들은 이 모임을 당규에 있는 ‘원외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협의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손 대변인은 “당규에 협의회가 명시돼 있고, 여기서 회장을 뽑을 수 있다”며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해야만 당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규에 있는 이 협의회는 지금까지 가동된 적이 없다. 협의회를 구성하고 회장을 선출한다면, 사실상 원내대표에 대응되는 ‘원외대표’를 뽑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나온다.

조선일보

국회에서 지난 19일 열린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 간담회에 심재철(가운데) 전 의원 등 제22대 총선 낙선자들이 참석했다. 낙선자들은 최근 ‘원외대표’를 뽑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세력화에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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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험지 출마자 9명이 뜻을 모아 시작한 첫목회(첫째 주 목요일에 모이는 모임)도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전날인 다음 달 2일에 국회에서 세미나 형식의 첫 모임을 갖는다. 첫목회는 현재 15명까지 늘어났다.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김재섭 당선자를 제외한 전원이 원외 조직위원장 모임에도 속해있다. 이들은 최근 당이 설치를 요구한 ‘국민의 회초리 겸허히 받겠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지역에 걸지 않았다. 선거 참패 후 진지한 성찰도 없이 매번 반복하던 낡은 구호를 내거는 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전 서울 강동을 후보는 “당이 제대로 돌아갔다면 첫목회가 주목을 받지 않았을 건데, 어떤 의미로는 안타깝다”고 했다. 이승환 전 서울 중랑을 후보는 “4년 전 총선 참패 직후, 나와 김재섭, 천하람 등이 ‘청년비대위’라는 모임을 만들었지만 얼마 못 가 유야무야됐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당 혁신을 해보겠다”고 했다. 이들은 당대표 선거 때 ‘당원 100%’로 치르는 규정을 적어도 ‘당원 50%와 여론조사 50%’로 바꾸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당내에서는 이들이 ‘혁신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한 당직자는 “정권 심판론으로 참패한 직후에도 친윤 핵심이 원내대표가 유력한 게 당의 실상”이라며 “친윤과 특정 지역 중심의 원내의 인적 구성상 기대할 게 없다”고 했다. 반면 원내와 원외로 당이 쪼개진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초선 당선자는 ‘원외는 개혁, 원내는 반(反)개혁이라는 도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전당 대회에서 얼마든지 원외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했다. 원외라는 한계상 오랫동안 조직을 지속시키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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