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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회장님의 귀환…김승연, 세 아들 사업장 돌며 '건재 과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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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캐롯손해보험 직원들 요청에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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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회장님의 귀환'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한 달 동안 야구장 및 사업장 방문 일정을 연달아 소화하고 있다. 단순 현장경영 강화의 취지가 아니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면서, 동시에 장남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승계체제에 힘을 주려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직원들과 셀카, 이글스에 미소…건재 과시

김 회장은 △3월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캠퍼스 방문 및 한화 이글스 경기 관람 △4월7일 한화로보틱스 판교 본사 방문 △4월25일 한화생명 여의도 본사 방문 등의 시간을 가졌다. 한 달도 채 안 된 기간 동안 릴레이로 일정을 소화해온 것이다.

김승연 회장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건 거의 5년만의 일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 준공식 이후 현장경영을 하지 않아왔다. 마지막으로 한화 이글스 경기장을 찾은 것도 2018년 10월19일이었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사업장과 야구장 모두 찾은 것이다.

한때 그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건강 이상설은 쏙 들어갔다. 사업장에서는 직원들에 둘러싸여 흔쾌히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줬다. 한화로보틱스를 방문했을 때는 젊은 직원들과 햄버거 오찬 시간을 갖기도 했다. 야구장에서 역시 앉았다 일어서다를 반복하며 측근들과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팬들의 환호에 밝은 표정으로 호응해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실시간으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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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9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자 미소를 보이고 있다. 2024.3.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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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의 귀환…"끊임없이 도전하자" 메시지

왜 그의 활동이 5년만에 재개되고 있는 것일까. 재계에 따르면 1952년생으로 일흔을 넘긴 김 회장은 2020년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시작한 후 몸조심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의 경우 지난해 8월 코로나19가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되며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활동을 재개하기 적절한 타이밍이 2024년인 셈이다.

사업적 측면에서 회사의 분위기를 다잡을 타이밍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고금리 기조 및 불황의 지속 속에서 산업계가 전체적으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찾은 사업장들이 우주, 로봇, 금융 등 그룹의 주요 미래 먹거리 사업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100년 역사의 기업도 찰나의 순간 도태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며 "도전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현장에서 메시지는 모두 이 신년사의 연장선에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 캠퍼스에서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여 글로벌 챔피언이 되자"고 당부했다. 한화로보틱스를 찾아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혁신 기술을 지속 개발해 달라"고 밝혔다. 한화생명에서는 "시장의 거센 파도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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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연구개발) 캠퍼스를 방문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연구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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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한 '회장님'이 주도하는 사업개편과 승계구도

승계구도에 힘을 주기 위한 취지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자신의 건재를 과시할수록,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재편도 탄력받을 수밖에 없다. 그룹의 회장인 본인의 의사를 충실하게 반영한 승계구도 및 사업재편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그룹은 이달들어 계열사 간 스몰딜을 통해 '뉴 한화' 시대를 예고했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에게 우주, 방산, 태양광, 해상풍력, 이차전지, 수소 플랜트와 같은 주력 미래 먹거리 사업을 집중시켰다.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부문을,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부사장은 유통·로봇 사업 부문을 책임지는 구도가 더욱 명확해졌다.

김 회장이 소화한 세 차례의 현장경영 일정(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로보틱스·한화생명)의 경우 아들들이 각각 담당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한 것이기도 했다. 3형제는 자신의 사업장을 찾은 김 회장의 일정에 빠짐없이 동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여전히 한화그룹의 리더는 김 회장 본인임을 각인시키려는 듯한 행보"라며 "지금까지 알려진 승계구도에도 일종의 '권위'가 자연스레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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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사업구조 개편안/그래픽=조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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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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