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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비대면·구독형 '코골이 완화 기기' 뭐길래…20억 투자금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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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핫딜]더슬립팩토리, SBVA에서 시리즈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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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슬립팩토리의 코골이 완화 솔루션 '파사'/사진=더슬립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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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기능 장애, 동맥 경화, 발기부전, 뇌졸중.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는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이 유발하는 질환이 이렇게 등재돼 있다. 코골이가 심한 소수의 이야기가 아니다.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인구는 국내 40세 이상 성인 남성의 4%, 여성의 2%다. 약 78만명에 달한다.

2022년 창업한 더슬립팩토리는 코골이를 완화해주는 구강장치 '파사'와 코골이 추적 앱 '애프터슬립'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사용자가 온라인으로 치아 본뜨기 홈키트를 수령, 본을 떠서 제출하면 3D프린터로 사용자의 구강구조에 맞춰 '파사'를 제작·배송해준다. 사용자가 제품을 입에 끼우고 잠들면 아래턱(하악)을 전진시켜 기도를 확장시키고 코골이·수면무호흡증을 완화해준다. 애프터슬립은 파사의 코골이 완화 효과를 추적·관리해준다.

더슬립팩토리는 최근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2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22년 메쉬업벤처스에서 받은 시드투자를 더하면 더슬립팩토리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2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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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구독형으로 시장 공략했더니…1년 후 잔존율 65%"

수면 전 입에 장치를 끼워 코골이를 완화하는 개념을 더슬립팩토리가 처음 개발한 것은 아니다. 수면 중 입에 끼우는 '스플린트'라는 치과 의료기기가 있었다. 더슬립팩토리는 이를 온라인·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100만~200만원에 달하는 스플린트 및 유사 제품과 달리, 가전제품 렌탈처럼 월구독 형태로 비용을 지불하게 해 가격장벽도 낮췄다.

비대면과 구독형의 효과는 컸다. 치과 방문의 번거로움이나 두려움, 비용 문제 등 심리적 장벽을 해소해서다. 더슬립팩토리의 시리즈A 투자를 주도한 최지현 SBVA 상무는 "기존 방식의 장벽을 해소하고 높은 고객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지표를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실제 더슬립팩토리에 따르면 사용자들의 1년 후 잔존율(리텐션)은 65% 이상에 달한다. 구독에는 중도해지 위약금이 없어 언제든 제품을 반납하기만 하면 구독을 해지할 수 있는데도 1년 이상 비용을 지불하는 사용자가 절반이 넘는다는 것은 실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반증한다는 설명이다. 더슬립팩토리는 지난해 초 구독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약 5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해 보여도 후발주자가 따라 하기 쉽지 않은 기술이라고도 덧붙였다. 더슬립팩토리가 단순히 비대면으로 본을 떠서 3D프린팅만 해주는 기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더슬립팩토리의 솔루션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2등급 인증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했다.

최 상무는 "더슬립팩토리의 경우 20년간 실제 코골이 환자를 치료하며 쌓아온 치과의 노하우와 기술을 이전·활용한다"고 말했다. 박준혁 더슬립팩토리 대표도 "창업 맴버에 치과의사가 포함돼있다"며 "후발주자가 생긴다 해도 턱의 움직임을 고려한 제품 설계 기술이나 맞춤형 제품인 만큼 변수가 생겼을 때의 처리 능력 등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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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슬립팩토리의 파사 제작·활용 과정 /사진=더슬립팩토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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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도 진출 계획…SBVA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더슬립팩토리는 비대면과 구독형을 무기로 해외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일단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준비 중이다. 비대면으로 솔루션이 진행되는 만큼 최소 비용으로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은 150억달러(21조원)으로, 한국수면협회가 추산하는 국내 슬립테크 시장 규모 3조원의 7배다.

최 상무는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 외에 일상의 숙면을 위한 시장은 아직 개화하지도 않았다고 본다"며 "한 달에 일정 금액으로 일상의 숙면을 도울 수 있다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더슬립팩토리가 슬립테크의 본질인 숙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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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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