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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슈퍼 엔저'에 커지는 일본 인플레 압력…추가 금리 인상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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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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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 34년 만의 최저치를 연일 갈아치우면서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행이 언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99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58엔을 돌파했다. 앞서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채 매입 규모도 유지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단 뜻을 견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챙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엔저 현상과 관련해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이 발생한다면 금융정책의 조정을 고려하는 재료가 된다"면서도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에 지금까지 엔화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우에다 총재가 언급한 '기조적'이라는 말은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장기적인 물가의 흐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의 엔저가 통화정책을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한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으로 연결될지에 대해선 일본은행이 확신하지 못했단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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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추이/그래픽=김다나


그럼에도 엔저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이는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미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의 3월 인플레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 2.6%를 기록하며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초과했다.

또한 6월부턴 전기와 가스 요금도 인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연료 가격 급등에 대응해 지난해부터 도입된 보조금은 다음 달 종료된다. 아사히TV는 표준 가구의 경우 올해 전기와 가스비 부담이 전년 대비 3만엔(약 26만원) 더 늘어나게 된다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계속 넘어설 경우 일본은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과거 일본은행 정책위원이었던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일본은행이 엔저를 이유로 금리를 인상하진 않겠지만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지난달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0~0.1%로 인상한 가운데 시장은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9월로 예측했다가 7월까지 앞당긴 상태다. 올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미츠자와 나카 거시 전략가는 "시장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 자체가 비교적 빠른 속도"라면서 "만약 기대치가 그 이상이면 인플레이션이 일본은행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핌코는 일본은행이 올해 세 차례, 즉 0.7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사친 굽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일본의 긴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금리 인상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경제·물가전망 보고서를 업데이트하면서 올해 신선식품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이 2.8%를 기록한 뒤 2025년과 2026년엔 1.9%에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은 올해 0.8%에서 2025년과 2026년엔 1%로 빨라질 것으로 봤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를 바탕으로 명목 중립금리(실질금리+예상 인플레이션)가1.1~2.4%로 환산된다며, 2026년 후반에 중립금리에 도달한다고 가정할 때 일본은행이 앞으로 2~3년 동안 4~9회 정도의 금리 인상을 실시할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고 전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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