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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메뚜기 박멸도 드론으로...오랜 식량안보 전쟁 끝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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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진행된 전쟁,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기존 방법, 번식력 강해 쉽지 않아
드론으로 문제 지역 빠르게 식별 가능
직접 찾아다니며 살충제 뿌리는 공격용 드론도 개발 중


이투데이

예멘 사나에서 2020년 7월 12일(현지시간) 한 소년이 사막 메뚜기 떼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 사나/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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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떼가 전 세계 식량안보를 위협한 지도 수십 년이 흘렀다. 인류는 메뚜기 떼를 잡으려 온갖 기술을 동원하고 있지만, 해마다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드론이 새로운 무기로 등장하면서 오랜 전쟁에서의 승리 기대감도 커졌다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현재 전 세계 농업계에 가장 치명적인 해충은 ‘사막 메뚜기’로도 불리는 ‘치스토세르카 그레가리아(Schistocerca gregaria)’다. 이들 작은 떼가 뜯어먹는 잎의 양을 측정하면 인간 3만5000명이 하루 동안 먹을 만한 수준이라고 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이달에만 홍해 인근 국가들에서 메뚜기 떼의 활발한 움직임이 다섯 차례나 포착됐다.

문제는 이들이 빠르게 번식한다는 점이다. 환경만 맞으면 1000마리의 메뚜기가 3개월 안에 2만 마리, 1년 안에 1억6000만 마리로 늘어날 수 있다. 일례로 2018년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했던 대규모 번식은 3년에 걸쳐 탄자니아와 이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들을 없애기 위해 인류가 하는 일은 살충제를 뿌리는 것뿐이다. 사람들이 사막 내 굴을 찾아다니며 직접 손으로 또는 트럭을 타고 다니며 살충제를 뿌렸다. 피해 규모가 큰 경우 비행기에서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시간과 자원을 필요 이상으로 소모했고, 특히 분쟁 지역에선 제한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2018년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던 예멘의 경우 번식을 시작한 사막 메뚜기를 통제하지 못했고, 그 결과 메뚜기 떼는 주변 12개국으로 퍼져 나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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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식량농업기구(UAO)가 스페인 비영리단체 에마브와 공동 개발한 메뚜기 떼 감시용 드론 디로커스트가 발사되고 있다. 출처 FAO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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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드론 기술이 발전하면서 메뚜기 떼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드론은 더 넓은 지역을 빠르게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FAO와 스페인 비영리단체 에마브(Hemav)는 스텔스 폭격기 모양의 휴대용 드론 ‘디로커스트(dLocust)’를 공동 설계했다. 이 드론은 최대 80km를 비행하면서 농지의 고해상도 사진을 자율적으로 촬영하도록 개발됐다. 비행 중 의심스러운 농지를 발견하면 촬영해 담당자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고, 이를 확인한 담당자가 해당 지역을 방문해 조치하는 방식이다. 현재 23개의 드론이 아프리카 일대를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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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츠와나 가보로네에서 2021년 8월 13일 농업용 드론이 시연되고 있다. 가보로네/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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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떼를 잡기 위한 공격용 드론도 개발 중이다. 케냐의 한 연구진은 직접 해충 위를 날면서 살충제를 발사하는 드론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들이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살충제 발사의 최적 높이다. 너무 높은 곳에서 뿌리면 바람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고 너무 낮게 뿌리면 살충제 일부가 낭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드론이 뿌리는 살충제가 인류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에티오피아에선 살충제가 꿀벌 수십억 마리를 죽이거나 위협할 수도 있다”며 “(드론으로 뿌리기에) 보다 나은 화학 물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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