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가 27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2024 나훈아 콘서트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인천 공연을 열었다.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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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훈아는 오후 3시부터 약 2시간 25분간 22곡을 불렀다. 이번 공연은 2월 나훈아가 은퇴를 시사하는 편지를 공개한 뒤 처음 열렸다. 편지에서 그는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라며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따르고자 한다”라고 했다.
나훈아는 ‘공’을 부르다 잠시 노래를 멈추고 “내가 그만두는 게 섭섭하나”라고 했다. 이에 관객들이 “섭섭하다”고 외치자, “그래서 그만둔다. ‘갈 때 됐다 가라’고 하는 것과 여러분이 서운해할 때 그만두는 것 중에서, 제가 돌아서는 모습에 서운해 안 했으면 얼마나 슬프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피아노 앞에 앉지 않을 거다, 기타 만지지도 않을 거다, 책은 봐도 글은 쓰지 않을 거다”라며 “48권의 일기장이 있는데, 이제 일기도 안 쓸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가본 데 가보고, 안 먹은 거 먹고, 제 다리가 멀쩡할 때 하려고 한다”라며 “사실 (공연) 세 시간, 네 시간 해도 끄떡없다, 그런데 다리가 멀쩡할 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것”이라고도 했다.
나훈아는 ‘사내’를 부른 뒤 “여러분들, 오늘 자리를 끝까지 지켜서 저를 보내주길 바란다”며 “은퇴라는 말을 왜 안 하느냐고 하는데, 전 그 말이 싫다, 밀려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직 할 수 있는데 마이크를 내려놓는 것이고 연예계에 기웃거리나, 누구에게 곡을 주고 그러지 않을까 하는데 저는 후배 가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라고도 했다.
나훈아는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뒤 50년 넘게 활동하면서 명자, 홍시, 사랑, 무시로, 울긴 왜 울어,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사모, 정이 웬수야, 18살 순이, 갈무리, 비나리, 잡초, 청춘을 돌려다오, 남자의 인생 등 100개가 넘는 히트곡을 냈다. 2020년에는 테스형이란 노래로 젊은 층에도 눈도장을 찍었다.
은퇴 전 여는 ‘고마웠습니다’ 공연은 이날 인천을 시작으로 5월 11일 청주, 18일 울산, 6월 1일 창원, 15일 천안, 22일 원주, 7월 6일 전주에서 열린다.
이현승 기자(nalh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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