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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바이든 “트럼프 독재자 발언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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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기자단 만찬 참석

트럼프 겨냥 “슬리피 돈(졸린 트럼프)” 별명 부르기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저녁 워싱턴DC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기자단(WHCA)의 연례 만찬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시) 취임 첫 날부터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열린 이날 만찬에서 바이든은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에 대한 비판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조선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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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이날 트럼프가 최근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면서 멕시코 남부 국경 차단을 예고한 것을 언급하면서 “도대체 어떤 다른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느냐”며 “몇 년 전만해도 그냥 트럼프의 말이라며 넘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1·6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했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이민자를 향해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한 데 대해서도 “여러분에게 편을 들라는 게 아니다”라며 “이 순간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초반 “따뜻한 환영 감사하다. 그러나 너무 시끄럽게는 말자”며 “왜냐하면 도널드(트럼프)가 듣기 때문이다. 슬리피 돈(Sleepy Don)이 말이다”라고 했다. 그간 트럼프는 바이든에게 ‘슬리피(sleepy·졸린) 조’라고 불러왔다. 트럼프(77)는 자신보다 4살 많은 바이든(81)을 두고 고령 논란을 부추겨 왔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가 자신의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바이든은 자신에게 붙여졌던 별명을 바꿔 ‘슬리피 돈’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는 자신의 고령을 의식한 듯 “네, 나이가 중요하긴 하다”라며 “그런데 말이다. 나는 다 큰 성인이다. 6살과 경쟁하는”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정신 연령이 낮다는 취지의 농담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트럼프는 최근 너무 절박해서 성경을 팔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최근 법적 비용 급증 등으로 인한 자금난에 빠지자 홈페이지에서 성경 판매에 나섰다.

바이든은 이날 언론에 대한 ‘뼈 있는 농담’도 빼놓지 않았다. 전통적 친민주당 성향의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등을 자주하지 않는 데 대해 성명을 내고 “(바이든은) 임기 동안 독립(소형) 언론사들의 질문을 매우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회피했다. 문제가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바이든이 자사와 인터뷰를 하지 않는 데 대해 수차례 불만을 표해왔다. 이에 대해 바이든은 “뉴욕타임스가 나를 ‘적극적’ ‘효과적’이라고 평가하는데 필요한 거라면 난 찬성이다”라고 했다. 언론 인터뷰에 박하다는 NYT의 비판에, 바이든은 NYT가 자신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고 맞받은 것이다.

바이든은 “나는 여러분(언론인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통령) 역할을 맡았다”며 “허위 정보의 시대에는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언론인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린 힐튼 호텔 밖엔 가자 지구의 민간인 사상 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NYT는 “수백 명의 시위대는 언론인들에게 행사를 보이콧하겠다고 하고, 행사장에 들어오는 행정부 관리들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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