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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내수 선방’ 韓·‘고용 탄탄’ 美...“금리 내릴 이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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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기 민간소비 0.8% 늘고 건설투자 2.7% 상승
해외 IB “살아난 내수에 연간 성장률 2%대로 상향”
강한 고용에 소비수요, 기대 인플레 자극받는 미국
“韓·美 모두 금리 인하 밀려...하반기 이후 가시화”


파이낸셜뉴스

지난 2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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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올해 1·4분기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0.8% 증가하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물가·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살아난 내수에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있어서다. 한국이 ‘깜짝’ 성장한 내수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밀리는 가운데 미국 역시 올해 1·4분기까지 탄탄한 고용이 이어지고 이민자 증가로 당분간 노동시장이 견조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깜짝’ 내수 회복에 수출 호조까지...“피벗 시점 더 밀린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4분기 국내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8% 성장했다. 이는 2022년 3·4분기(1.6%)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투자도 운송장비가 줄어들며 마이너스 전환한 설비투자(-0.8%)와 달리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늘었다. 건설투자는 양호한 기상여건, 일부 사업장 마무리공사 영향으로 2.7% 성장하며 지난 2019년 4·4분기(4.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내수 성장기여도는 0.7%p로 지난해 4·4분기(-0.4%p)보다 큰 폭 상승했다.

국내 경기의 버팀목인 수출도 반도체, 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 0.9% 성장했다. 수입은 배터리·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0.7% 감소하며 순수출(수출-수입) 성장기여도는 0.6%p를 기록해 4분기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이에 올해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지난 2021년 4·4분기(1.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깜짝 성장’한 내수와 꾸준한 수출 성장에 글로벌 투자은행(IB)은 국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는 전망치 중간값을 1.9%에서 2.7%로 높였다. JP모건은 2.3%에서 2.8%로, 골드만삭스는 2.2%에서 2.5%로, BNP는 1.9%에서 2.5%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이에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점은 더욱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도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2.2%에서 상향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 인하 시작이 지연되고 통화완화 속도가 느려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에 한국은행이 7월이 아닌 8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또 한국은행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느린 속도의 금리 인하를 선호할 위험이 더 높아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美 고용증가폭, ‘4개월 연속’ 시장 예상치 상회...“인플레 하방경직 요인”
한국이 둔화가 예상된 내수가 살아났다면 미국은 강한 고용 증가세로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실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비농업고용은 평균 27만6000명으로 지난해 2·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지난해 월 평균인 25만1000명을 상회했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 및 사회복지(8만명), 정부부문(6만5000명) 고용이 크게 늘었으며 이민자 유입, 이례적 동계 온난화로 건설업(3만명), 여가 및 숙박업(3만명) 고용도 호조를 보였다. 실업률은 지난 2월 3.9%로 소폭 상승한 이후 3월 3.8%로 재차 하락하여 역사상 최장기간(26개월) 4%를 하회 중이다.

시장은 수급불균형 완화로 전반적인 고용 속도가 2·4분기 이후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민자 수, 일부 서비스업의 추가 확대 여지 등을 고려할 때 10만명이상의 견조한 증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민자 급증으로 안정적 고용 수준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대규모 이민자 유입 감안 시 적정 고용자 수가 올해 16만~20만명으로 기존 예측치(6만~10만)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고 내다봤다.

이에 미국이 고용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간제 고용 확대가 향후 고용 둔화 근거로 제기되기도 하지만 구인이 매우 점진적 속도로 완화되는 상황에서 월간 27만명 이상의 비농업고용이 연내 마이너스로 위축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 전반적인 고용 둔화가 지속되더라도 레져·숙박, 교육·보건 등 일부 서비스 업종에서는 추가 확대 여지도 있다.

박미정 국금센터 부전문위원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의장이 강한 고용만으로 금리인하를 유보하지는 않을 것으로 밝혔으나 견조한 고용 상태가 지속될수록 소비수요, 기대 인플레이션 자극 등으로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며 “예상보다 높은 이민자 유입, 강한 고용 등이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5월 FOMC에서 연준의 신중한 정책결정 기조가 유지되고, 하반기 이후에나 금리인하 여건 형성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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