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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비수도권 청년도 월세에 허덕…4가구 중 1가구가 ‘주거빈곤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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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소득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
30% 넘는 가구가 전체의 24.1% 달해
광역시 등에선 62%가 주거비 과부담
한국일보

24일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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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청년 가구 넷 중 하나가 월세 부담이 과도한 ‘주거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의 25%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가구 비중은 59%에 달했다. 대부분 1인 가구로 원룸에서 돈을 모아 터전을 넓혀가는 ‘주거 사다리’에 오르기가 힘겨운 상황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이 최근 비수도권 월셋집에 독립적으로 거주하는 19~34세 미혼 청년의 월세 부담을 조사한 결과, 월 소득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율인 RIR(Rent to Income Ratio)이 30%가 넘는 가구의 비중이 전체의 24.1%에 달했다. 이는 2020년 정부가 시행한 주거실태조사 결과에서 1,191가구의 표본을 추출해 산출한 결과다.

특히 세종특별자치시와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에서는 '슈바베 지수'가 25%를 넘는 가구의 비중이 62.9%에 달했다. 슈바베 지수는 정기적으로 지출하는 생활비 중 임대료를 포함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연구원은 주거비가 가구 소득이나 지출의 30%가 넘으면 ‘주거빈곤층’, 25%가 넘으면 ‘주거비 과부담 가구’로 분류했다.

청년들은 평균적으로 매달 192만 원을 벌어 115만 원을 생활비로 지출했는데, 이 가운데 과반(56.1%)이 30만 원 이상을 월세로 지출했다. 월세 금액별로는 35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가구(31.5%)가 가장 많았고 30만~35만 원 미만 가구의 비중도 24.6%에 달했다.

사정이 이러니 자산을 쌓기가 어렵다. 청년 가구의 49.6%는 평균 자산이 1,000만 원 미만이었다. 금액별로는 500만 원 미만(30.5%)이 가장 많았고 500만~1,000만 원 미만도 19.1%에 이르렀다. 이마저 상당액은 월세 보증금으로 쓰였다. 전체의 60.8%가 300만 원 이상을 보증금으로 부담했다. 500만 원 이상을 보증금으로 부담한 가구도 38.8%나 됐다.

청년 가구의 평균 세대원 수는 1.1명으로 대부분 비아파트(84.6%)에 거주했고 주택 형태는 원룸(70.9%)이 많았다. 전체 가구의 71.1%가 법적 최저주거기준보다 못한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방 수가 적정 수준보다 부족한 탓이다.

연구원은 “미혼 청년 가구가 공공임대주택이나 주거급여 등을 이용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해 주거비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빈집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해 이를 청년 가구에 저렴하게 우선 제공하도록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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