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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민주당, 원내사령탑 선출보다 더 치열한 국회의장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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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조정식·정성호·우원식… 국회의장임에도 '선명성 경쟁'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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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내달 22대 국회 1기 원내대표와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을 한다. 그런데 22대 총선에서 1당을 차지한 민주당의 원내사령탑 선출보다, 국회의장 선출이 더 치열하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로 박찬대 전 최고위원(인천 연수갑)이 단독으로 나섰다. 막판에 다른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인사는 등판하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대표 단독 출마는 2003년 당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이 원내총무를 원내대표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 처음이다.

박찬대 전 최고위원은 이른바 '명심'(明心, 이재명의 마음)을 얻은 후보로 평가 받는다. 이에 오는 3일 원내대표 경선은 찬반 투표로 간단하게 끝날 전망이다.

오히려 국회의장 선거가 눈길을 끈다. 국회의장의 임기는 2년으로, 22대 국회 전·후반에 각각 1명씩 맡는다.

국회의장이 되고자 나선 이들은 여성으로 헌정 사상 최초로 6선에 오르는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자가 있다. 추 당선자는 후보들 중 가장 먼저 국회의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어 나란히 6선이 되는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도 민주당 사무총장직을 내려놓고 의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아울러 친명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5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과 86그룹으로 분류되는 우원식 의원(5선·경기 노원을)도 출사표를 냈다.

관례상 국회의장은 원내 1당에서 연륜과 여야 중립성 등이 뛰어난 인물이 맡는다. 그리고 국회의장이 되면 중립을 위해 일시적으로 무소속이 되도록 국회법에 정해져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20·21대 국회에서 연속으로 원내 1당이 되면서, 지지층 내에서는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는 경우가 많았다.

민주당 지지층이 자당 출신 국회의장에게 가하는 비판의 주요 내용은 '국회의장만 되면 의회주의자가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주요 쟁점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할 때 같은당 출신 국회의장이 보수정당과의 합의를 도출하도록 독려했는데, 이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국회의장 경선은 다르다. 지지층의 이같은 불만을 포착한 후보들이 '선명성 경쟁'을 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국회를 중립적 입장에서 운영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추미애 당선자는 출마를 선언하며 "(국회의장이) 중립은 아니다"라고 공개 발언했다. 또 지난 24일에는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 시절 옳은 방향으로 갈 듯 폼은 다 재다가 갑자기 기어를 중립으로 넣고 멈춰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리는 우를 범한 전례가 있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민주당 출신으로서 민주당의 승리에 대해 보이지 않게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고, 조정식 의원은 "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선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발언하기까지 했다.

우원식 의원은 "국회법이 규정한 중립의 협소함도 넘어서겠다. 옳고 그름의 판단과 민심이 우선"이라고 했지만, 이날 "명심과 당심을 자신의 주요 배경으로 삼은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다만 국회의장은 지지층이 뽑는 것이 아니다. 경선은 당내 의원들에게 투표권이 있으며, 최종 선출도 국회 본회의를 열어 해야 한다. 강성 친명인 박찬대 전 최고위원이 원내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현재, 국회의장까지 같은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추미애 당선자가 여성 최초 6선이라는 상징성은 있으나, 너무 강성이라 당내에서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온건한 조정식 의원을 밀 수도 있다"고 내다봤고,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임에도 원내 1당이 된 것은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의미기 때문에, 국회의장 역시 (정부의) 퇴행을 막을 수 있도록 추 당선자같은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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