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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르포] 테슬라 빠진 베이징 모터쇼...중국 전기車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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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짜리 세단, 1억짜리 스포츠카

비야디 고급화 전략 승부수

샤오미 전기차 보려고…30분 대기

중국車에 밀린 BBA 부스 '한산'

테슬라 회장 모터쇼 '깜짝' 방문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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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모터쇼 행사장에 크게 마련된 비야디 부스. [사진=배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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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能源汽車世界冠軍”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자동차전람회(베이징 모터쇼) 행사장에 들어서자 중국 전기차왕 비야디(BYD) 부스 입구에 새겨진 문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신에너지차 세계 1위라는 뜻으로, 비야디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4년 만에 열린 올해 베이징 모터쇼에서 비야디와 1, 2위를 다투는 글로벌 전기차 테슬라의 부재 속 비야디에 더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2억짜리 세단, 1억짜리 스포츠카···비야디 고급화 전략 승부수

최근 중국 내 성장세를 바탕으로 해외시장까지 넘보는 비야디는 올해 모터쇼에 산하 고급 브랜드 ‘삼형제’와 함께 출격했다. 팡청바오(方程彪), 양왕(仰望), 텅스(騰勢, 영문명 DENZA)가 그것이다.

비야디 부스 바로 옆에 자리 잡은 팡청바오와 양왕. 비야디가 2022년 새로 선보인 초호화 럭셔리카 브랜드 양왕은 올해 모터쇼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약 2억원짜리 순수 전기차 세단 'U7'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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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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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7은 올 초 양왕이 럭셔리 순수 전기차 스포츠카 U9, 럭셔리 전기 지프차 U8에 이어 새로 선보인 순수 전기 세단이다. 최고출력 1300마력에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 2.9초를 자랑한다. 나파 가죽 시트와 크리스털로 장식된 기어스틱은 물론, 자체 개발한 보조주행기능까지 일반 비야디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비야디가 지난해 선보인 팡청바오는 전문성과 개성화에 초점을 맞춘 비야디의 럭셔리 브랜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부스에 자리 잡은 럭셔리 스포츠카 '바오9' 콘셉트카. 알파 로메오, 람보르기니, 아우디 등 유럽 명품 자동차 브랜드 출신의 비야디 수석 디자이너 볼프강 에거 주도로 디자인한 스포츠카다.

표범의 눈에서 영감을 얻은 전조등, 팡청바오 브랜드 로고 모양을 딴 후미등으로 팡청바오 브랜드 이미지를 차량에 각인시켰다. 마치 우주선 조종석을 연상케 하는 상호 분리된 운전석과 조수석도 눈길을 끈다. 가격은 최저 50만 위안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억원에 상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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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청뱌오 [사진=배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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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비야디와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합작 브랜드 덴자도 올해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덴자는 베이징 모터쇼에서 Z9 GT라는 세단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기존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N7, N8과 다목적차량(MPV) D9을 상호보완한 왜건형 세단으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 진출 목표로 한 차량이다.

비야디가 이처럼 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모터쇼에 참전한 것은 최근 중국 내 전기차 가격 출혈 경쟁 속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화를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덴자의 주력 모델 D9을 예로 들어보자. 평균 가격은 약 40만 위안(약 7600만원)으로, 지난해에만 약 12만대가 팔렸는데, D9 한 대 팔아서 남는 마진은 차값의 약 25%인 10만 위안 남짓이다. 비야디의 일반 저가 전기차 1대 팔아서 남는 마진의 10배가 넘는 것.

비야디는 지난해 가격 출혈 경쟁 속 최대 실적 거뒀지만, 영업이익률이 내리막세를 보인 게 사실이다. 올 들어 비야디가 고급화에 승부수를 걸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1월 비야디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20만대인데, 이 중 고급 브랜드 삼형제 판매량이 약 1만6000대(8%)로 집계됐다. 중국국제금융연구보고서는 올해 비야디의 고급 브랜드 삼형제 판매량 예상치는 29만대로, 전년 대비 117% 급증해 수익성을 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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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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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비야디와 함께 사람들이 많이 몰린 곳은 중국 토종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 부스였다. 지난달 첫 전기 세단인 'SU7'(중국명 '쑤치')을 공개하며 올해 처음 베이징 모터쇼에 참가한 샤오미는 모터쇼장 입구에 '人车合一 我心澎湃(사람과 차가 하나가 되니, 내 마음이 설렌다)’라고 쓰인 대형 광고판을 내걸며 베이징 모터쇼에서 입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샤오미 부스에는 'SU7' 모델이 색깔별로 전시돼 있다. 이미 한 달 전 출시한 모델인데도 이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긴 줄이 늘어섰다. ‘여기서부터 입장까지 30분’이라고 적힌 팻말 뒤로 길게 줄지은 모습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전날 샤오미 레이쥔 회장이 직접 나선 프레스 콘퍼런스는 인산인해를 이루며 베이징 모터쇼의 하이라이트였다. 레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SU7이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지 28일 만에 모두 7만5723대 주문을 받았고, 5781대를 인도했다”며 “오는 6월까지 1만대, 연내 10만대 이상 인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車에 밀린 BBA···중국시장 특화 전기차 모델 '첫선'

반면 과거 베이징 모터쇼가 열릴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던 'BBA(벤츠·BMW·아우디)' 부스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브랜드가 '독주'하면서 상대적으로 외국산 브랜드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09만대로, 전체 신차 판매량의 31.1%를 차지했는데, 특히 전기차 판매 호조세로 중국산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현재 약 60%까지 늘어났다.

그럼에도 중국 전기차 시장 트렌드에서 한발 뒤처졌던 외국차 브랜드들은 올해 중국 현지에 특화된 전기차를 잇달아 선보이며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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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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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독일 아우디는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6 e 트론 롱 휠베이스’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기존 모델보다 중국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이 모델은 차체를 더 길게 늘린 게 특징이다. 더 많은 배터리팩이 장착 가능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늘렸다. 차량 전면부도 중국 시장을 위해 뜯어고쳤다. 앞면에 부착된 아우디 트레이드 마크인 4개의 원형 링은 자체 발광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게 대표적이다. 이 밖에 중국 현지 시장을 위해 맞춤 개발한 고급 주행보조장치, 주차보조장치, 중국 전용 디지털 비서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폭스바겐은 올해 베이징 모터쇼에서 모두 44종 차량을 전시했는데, 이 중 18종을 전기차 모델로 채웠다. 폭스바겐은 2026년부터 중국 현지 시장에 특화된 순수 전기차 모델 최소 8개 이상 출시해 2030년까지 중국에서 최소 30종 순수 전기차 모델을 중국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혼다는 중국에 특화된 전기차 브랜드 ‘烨(예)’ 시리즈를 공개하며, 예P7·예S7, 예GTC 콘셉트카 등 3종 모델을 선보였다. '예'는 중국어로 밝게 빛난다는 뜻이다. 혼다는 2027년까지 중국에서 순수 전기차 모델 10종을 출시하고, 2035년부터는 100% 순수전기차 모델만 중국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독일 BMW는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차 i4 부분변경 모델인 뉴 BMW i4를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는 불참했지만, 여전히 중국 사업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의 베이징 모터쇼 ‘깜짝’ 방문설이 흘러나온다. 28일 로이터에 따르면 머스크 회장이 이날 새벽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 회장은 베이징 체류 기간 현지 중국 고위 당국자와 만나 중국에서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FSD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 중국에서 수집할 데이터를 해외로 전송하는 것을 승인받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머스크 회장의 중국행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베이징모터쇼는 25일부터 내달 4일까지 열흘 동안 베이징 국제전람센터 순이관에서 개최된다. 중국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베이징모터쇼 전시면적만 축구장 32개 크기인 23만㎡에 달한다. 베이징 모터쇼는 1990년부터 2년마다 열리다 2022년 코로나19로 취소돼 4년만에 열린 만큼, 전 세계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전기차 공급망 업체와 전자업체 등 총 1500곳 기업이 총출동했다. 미디어데이인 25~26일 이틀간 각 기업들이 진행한 프레스 콘퍼런스만 163회에 달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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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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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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