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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이재용,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 전쟁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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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獨 광학기업 자이스 본사 방문

ASML에 EUV 장비 부품 공급

첨단 반도체 ‘슈퍼을’의 ‘슈퍼을’

차세대 반도체 성능 개선 협력

AI 반도체 시장 선점 본격 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러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계의 초미세공정(3나노 이하) 전쟁에서 앞서기 위해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세계적인 광학 기업 자이스의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 등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주 취임한 네덜란드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신임 CEO도 동행했다.

세계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에서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왼쪽) 등과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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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한 기업이다. 자이스는 파운드리 업계의 ‘슈퍼을(乙)’로 불리는 ASML의 EUV 노광장비 1대에 3만개 이상의 부품을 공급하는 등 광학 시스템을 독점하고 있다. 슈퍼을의 ‘슈퍼을’인 셈이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논의한 뒤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과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초미세공정을 주도하고, 연내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자이스가 한국에 연구개발(R&D) 거점을 마련하면 양사의 전략적 협력은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자이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R&D 센터를 구축한다.

이 회장의 이번 행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급망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차세대 반도체 성능 개선과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으로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ASML의 차세대 ‘하이 뉴메리컬애퍼처(NA) EUV’에 대한 기술적 우선권을 확보했는데, 자이스와의 원활한 연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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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AI 가속기 시장을 독점 중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지난 2월 인간 사고 수준의 AI인 범용인공지능(AGI) 구축을 준비 중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등 글로벌 테크 기업 CEO들과 연이어 회동해 미래 협력을 논의했다. 기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핵심 사업을 키우는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독일에 이어 프랑스, 이탈리아를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과 주재원 간담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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