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4 (화)

은혜 보답이 사회공헌으로… ‘충정장학회’ 40주년 행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故김충호 약사 속초시에 설립

속초고-양양고 50여 명 도와

동아일보

27일 강원 속초시 마레몬스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충정장학회 설립 40주년 기념식. 이병선 속초시장, 이규형 속초양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장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충정장학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교와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도와준 양아버지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고 김충호 약사가 설립한 강원 속초시의 충정장학회가 27일 속초 마레몬스호텔에서 설립 4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충정장학회는 1982년 설립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기념식을 미뤄 오다가 올해 40주년 행사를 갖게 됐다.

아버지에 이어 장학회를 맡은 김택진 이사장(건축사사무소 아라그룹 사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충정장학회는 지역의 노력하는 학생들을 위한 희망의 역사로 앞으로 더 많은 학생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충정장학회는 양양고와 동양의대(현 경희대 약대)를 졸업하고 1965년 속초에서 동제약국을 개업한 고 김충호 씨가 1982년 설립했다. 17년 동안 약국 운영으로 모은 5000만 원이 종잣돈이었다. 장학회 명칭은 본인과 부인 박정은 씨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었다. 김충호 전 이사장은 2021년 7월 30일 별세했지만 장학회는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김 전 이사장이 양아버지 박태송 씨(1909∼1996)와 만난 건 1955년이었다. 당시 양양중을 졸업한 김 전 이사장은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학업을 중단할 처지였다. 하지만 졸업식장에서 만난 박 씨가 김 전 이사장의 사연을 듣고 학업을 도운 덕분에 김 전 이사장은 대학까지 마칠 수 있었다.

충정장학회는 40여 년 동안 50여 명의 속초고와 양양고 졸업생에게 약 3억7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오랜 역사에 비해 수혜자가 적은 것은 충정장학회의 남다른 지원 방식 때문이다. 1회성 지원이 아니라 매년 대학 입학생 1∼3명을 선정해 졸업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장학생이 학비 걱정 없이 대학을 마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충정장학회의 장학금 혜택을 받은 졸업생은 교육, 기업, 법조, 의료,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고 자신들이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장학회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매년 말 자발적 모금을 통해 장학기금을 마련하면서 보은의 대물림을 하고 있다.

장학생 모임 회장을 맡은 이종익 씨(54)는 “김충호 이사장의 뜻을 이어받아 우리 장학생들도 계속해서 힘을 모을 것”이라며 “충정장학회가 40주년이 아니라 80주년이 넘을 때까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