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현실은 더 악랄했다… ‘범죄도시4′ 모티프 된 ‘파타야 살인사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영화 ‘범죄도시4′가 흥행하면서 영화의 모티프가 된 실제 사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극중 프로그래머를 납치 감금한 뒤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일당의 모습이 ‘파타야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파타야 살인사건은 2015년 11월 20일 태국 파타야에서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조폭 출신 일당이 일 처리가 늦는단 이유로 젊은 프로그래머 임동준(사망 당시 24세)씨를 상습 폭행 끝에 살해한 내용이다.

임씨는 월 600만원을 준다는 말에 속아 태국으로 건너갔다. 2015년 9월부터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인 김형진(40)이 빌린 태국 방콕의 한 오피스텔에서 다른 프로그래머와 함께 ‘힐링캠프’라는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그러나 김형진과 조직원들은 개발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임씨와 또 다른 개발자를 상습 폭행했다. 이들은 “도망가면 태국 경찰을 매수해 출국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다른 조직원은 주태국 한국대사관으로 도망치는 데 성공했으나, 도망치지 못한 임씨는 다른 거처로 옮겨져 감금된 채 폭행당했다.

조선일보

태국 파타야 살인사건 주범 김형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건 당일 임씨는 폭행 소리가 담긴 음성파일과 도박사이트의 베팅 정보 등을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렸다. 이 사실을 알게된 김형진과 공범 윤명균은 20여분간 임씨를 폭행했고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형진은 범행 후 파타야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리조트 주차장에 임씨의 사체가 있는 차량을 두고 도주했다.

이 사건은 2017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에서 방영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생전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에는 임씨가 폭행으로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거나 거즈 등을 여기저기 붙이고 다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공범 윤명균은 범행후 태국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살인과 마약 등 다른 혐의를 포함해 총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21년 사면돼 이듬해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윤명균은 한국에서 다시 징역 14년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다.

조선일보

한국인 프로그래머 살해 후 도주했다 붙잡힌 김형진이 2018년 4월 취재진에 욕설을 하는 모습/ TV조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형진은 임씨 살해 직후 베트남으로 도피했으나, 경찰의 국제 공조수사 끝에 2018년 4월 검거됐다. 이후 국내로 송환된 김형진은 인천공항에 몰려든 취재진에게 욕설을 하거나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형진은 ‘피해자를 어떻게 죽였느냐’고 묻는 기자를 바라보며 “제가 죽인거 아니에요”라더니 “모르면 찍지를 말든가. 뭐하는 거야 xx”이라고 했다. ‘유가족에게 할 말 없냐는’ 말에는 코웃음을 쳤다.

김형진은 작년 11월 대법원에서 살인 및 사체유기, 불법 도박장 개설, 감금, 강요 등 혐의로 총 징역 21년 6개월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최혜승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