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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끝없는 엔화 추락에 일학개미 ‘눈물’…반등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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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노출 ETF, 반등 기대감에 평소 2~3배 순매수
“엔화 오르려면 미국 금리 낮춰야”
“3분기까진 엔화 약세 지속”


매경이코노미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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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가 34년 만의 역대급 약세를 기록하며 엔화 가치 상승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엔화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련 투자 상품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미국 금리가 내려가기 전까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지난 1월 140엔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엔화 값어치가 내리막을 걸으며 지난 29일 오전 160엔 선을 넘었다. 이는 199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같은 날 오후 155엔 안팎으로 내려왔으나, 일본 내부에서는 정부와 은행이 몰래 ‘급한 불 끄기’ 개입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런 와중에도 국내에서는 엔화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수가 크게 늘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 ETF’는 지난 29일 하루 개인 순매수액이 33억원에 달했다. 최근 1개월 평균치인 12억원 대비 168%나 뛰었다.

성격이 비슷한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 ETF’도 지난 29일 개인 순매수액이 최근 한 달 평균(5억5000만원)보다 158% 많은 14억원을 찍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일본 종목은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다. 이 종목 역시 엔화가 오르면 이득인 상품으로 이 기간 매수액이 1318만달러(약 181억원)에 이른다.

“엔화 가치, 쉽게 반등 어려워…긴 호흡 투자 필요”
쟁점은 역대급 ‘엔저 터널’을 언제 벗어나느냐다. 증권가에선 엔화 가치가 쉽게 반등하기는 어려운 만큼 긴 호흡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은 일본 공휴일(히로히토 전 일왕 생일)이었는데도 엔화 가치가 이례적으로 흔들린 만큼, 향후에도 급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도 문제다. 최근 당국이 외환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시사했지만 엔화 추락을 막지 못했다. 결국 체면만 구기면서 엔화 가치는 더욱 내려갔다. 이주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엔화가 약세 흐름을 지속하면서 금융정책회의에서 국채, 기업어음(CP)·회사채 매입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면서 “다만 일본은행은 기존 통화 정책을 유지했다. 일본은행 정책이 부재할 경우 달러당 엔화 가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BOJ가 엔화 약세에 대해 어느 정도 용인한 이상 당분간 엔화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이미 155엔이라는 단기 저항선을 돌파해 상승세가 가속화된 이상 향후 마땅한 저항선을 찾을 때까지는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엔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통화 정책의 큰 틀이 잡힐 때까지는 흐름이 크게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춰 양국 금리 격차를 줄여야 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통화 정책이 엔화 가치를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본다. 미국 측 통화 정책이 가시화하는 3분기까지는 현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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