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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검찰총장 금품수수 의혹에… 대검 "계좌내역 조작, 법적 책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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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 아내 계좌로 4100만원 뒷돈"
대검 "이 총장은 금전거래한 적이 없어"
한국일보

이원석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61회 법의 날 기념식에서 손뼉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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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튜버가 이원석 검찰총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방송을 예고하자, 대검찰청이 총장 배우자의 계좌 내역까지 상세히 공개하며 "조작된 허위 자료"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총장은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대검은 30일 입장문을 내고 "전직 MBC 기자 장인수씨(현재 유튜브 채널 운영)가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 진실인 것처럼, 있지도 않은 계좌송금 사실들을 거론하며 '검찰총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는 취지로 요구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번에 걸친 검찰총장의 상세한 설명에도 급기야 해당 허위 의혹을 다룬 동영상을 30일 유튜브에 게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장 전 기자의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와 '서울의소리'에는 검찰총장의 뇌물 수수 의혹 예고 방송이 올라왔다.

대검에 따르면 장 전 기자는 25일 이 총장에게 질의서를 보냈다. "박모 변호사가 2016년 3월 25일 4월 15일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아내 정모씨의 신한은행 계좌를 통해 이 총장의 아내 오모씨에게 총 4,100만 원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며 "돈을 받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박 변호사는 시세조종 혐의로 2016년 검찰 수사를 받다가 구속기소됐고, 김형준 전 부장검사 등이 연루된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이에 장 전 기자 등은 이 총장이 수수한 금품이 직무상 대가인 뇌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검은 "검찰총장과 배우자는 공직자로 일하는 동안 사인과 금전거래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대검이 이날 공개한 이 총장 부인의 계좌거래내역 원본을 보면, 장 전 기자 측이 제시한 날짜에 거액을 송금한 기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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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튜버가 제시한 계좌 거래 내역(노란색 박스)과 이원석 총장이 공개한 아내 오모씨 명의 계좌거래내역 원본. 대검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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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은 "이 총장은 조작된 자료를 토대로 허위 동영상을 게시할 경우, 해당 금융거래 자료를 조작하거나 이를 유포한 사람과 함께 모든 법률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대검 입장문이 배포된 직후, 장 전 기자 채널의 영상은 삭제됐고 서울의소리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장 전 기자는 "보도를 취소한다"며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 사건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처럼 흘러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제2의 청담동 의혹이 될 수 있다"며 "허위 사실로 검찰총장을 흔들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7월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변호사 30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 증거로 한 첼리스트 A씨가 전 애인에게 술자리 상황을 설명하는 음성파일을 공개했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전 애인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김 의원 등이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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