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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GDP 깜짝성장'에도 불안한 경기… 3월 생산·투자 동반급락 [혼란스러운 산업활동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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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49개월만의 최대폭 2.1%↓
설비투자 6.6%↓… 소비 1.6%↑
경기동행·선행지수도 나란히 하락
"일시적" "2분기에 고꾸라질 수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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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산업생산이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감소 폭은 49개월 만에 최대치다.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전망을 2배가량 웃도는 1.3% 증가한 것과 달리 엇갈린 지표가 나왔다.

정부는 "경기회복 속 (2월에 좋았던 지표에 따른) 일시적 기저효과"라고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2·4분기 GDP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오면 경기는 (수출·내수가 균형 있게 성장하고 있다는 정부 예상과는 다르게) 고꾸라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3월 생산·투자 동반급락

4월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2.1% 하락했다. 전 산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다 3월 꺾였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3월 지표의 큰 특징은 기저효과가 많이 작용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산업생산을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이 3.2%, 건설업 8.7%, 서비스업 0.8%, 공공행정이 1.6% 각각 줄었다.

광공업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3.5% 줄었다. 음료(1.4%)에서 늘었으나 금속가공(-10.6%)은 크게 줄었다.

산업생산의 전반적 위축에도 '반도체 독주'는 이어졌다. 지난 1·4분기 기준으로 전 산업생산은 0.7% 증가했는데, 반도체의 분기 생산이 전분기보다 44.8% 늘었다. 2010년 1·4분기(62.5%)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1분기 깜짝성장'과는 다른 지표

이날 통계청 3월 산업활동동향 수치는 경기회복 기대감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라는 게 시장과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 산업 생산지수 2.1% 하락은 1·4분기 GDP 증가율 1.3%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여서다.

반도체가 성장을 견인하면서 1·4분기 성장률은 호조를 보였지만 산업 전반은 여전히 냉랭하다는 의미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과 통계청 지표를 비교해 보면 경기가 회복세가 아니라 기저효과로 잠시 좋아 보였다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며 "전 산업 생산이 플러스가 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12월이 '찐바닥(경기의 저점)'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는 기저효과로 지표가 '울퉁불퉁'하지 경기흐름이 불안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이승한 종합정책과장은 "광공업의 경우 월별 변동성 영향으로 3월에는 조정된 모습이 나타났지만 수출개선세와 1·4분기 주요 제조업종 실적 호조 등은 향후에도 제조업·수출 중심 회복흐름이 이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서프라이즈'도 문제로 지적된다. 내수 회복세가 답보를 거듭하고 생산 회복세마저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배경에는 과도한 반도체 의존 산업구조가 있다는 것이다.

■경기 선행·동행지수 '마이너스'

생산 회복흐름이 내수로 확산하지 못하는 모습도 계속되고 있다.

올 1·4분기 서비스 소비로 해석할 수 있는 서비스업 생산은 0.8% 늘었다. 전분기(0.3%)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반면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0.2% 감소했다. 내수지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부 회복세가 감지되지만 앞으로 경기상황을 엿볼 수 있는 선행지표들은 좋지 않아 내수 회복 확신은 어려운 상황이다.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내수 관련 지표들은 지난달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개월 만에 마이너스(-0.2p)를 기록했다.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지표로, 코스피·장단기금리차·경제심리지수 등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7가지 지표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 지난달 재고순환지표는 전달보다 2.9%p 하락했다. 팔린 물건보다 창고에 쌓인 물건이 더 많다는 의미다. 기계류 내수 출하지수도 전달보다 2.4% 하락했다. 건설수주액도 17.4%나 줄었다.

선행지수를 끌어내린 3개 구성요소는 모두 내수 관련 지표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p 하락했다. 동행과 선행 지수가 동반하락한 것은 2023년 1월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전환은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다음 달까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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