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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단독] 한국 최상위 대학들, 줄줄이 뒷걸음질…중국·일본이 아시아 상위권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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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아시아 대학 평가 2024
서울대 14위…2년 연속 하락
연세대·KAIST도 순위 떨어져
10위권 내 5곳이 중국 대학
日도쿄대도 8위서 5위로 껑충
대학들 “정부 지원 더 필요”


매일경제

올해 영국 대학평가기관 타임스고등교육(THE)의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한국 최상위 대학들 순위가 일제히 떨어졌다. 반면 중국과 일본 대학들은 약진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연구와 교육 부문에서 뒤처졌다.

30일(현지시각) THE가 발표한 ‘THE 아시아 대학 평가 2024’를 보면 지난해 국내 최상위 대학 3곳인 서울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순위가 공히 전년 대비 낮아졌다. 작년 11위였던 서울대는 이번에 14위로 떨어지며 2년 연속 하락했다. 서울대는 2022년 8위를 기록한 뒤 줄곧 떨어지며 10위권 재진입에 실패하고 있다. 2023년 13위로 2022년(21위)보다 8위가 올랐던 연세대도 올해는 17위로 4계단 미끄러졌다. KAIST는 3년 연속 하락 중이다. 2021년 13위, 2022년 14위, 2023년 17위였던 KAIST는 올해 18위로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 최상위 대학들은 순위가 상승했다. 지난해 공동 9위를 기록했던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교와 푸단대학교는 각각 7, 8위로 올라섰다. 12위였던 중국 저장대학교도 올해는 9위에 안착하며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이로써 수년째 1, 2위인 칭화대, 베이징대를 비롯해 상위 10위권내 중국 대학교들이 5곳으로 절반에 달했다. 일본 도쿄대학교도 지난해 8위에서 올해 5위로 3계단 뛰어올랐다.

THE는 12년째 아시아 대학 평가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739개 아시아 대학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겼다. △연구품질(30%) △연구환경(28%) △교육환경(24.5%) △산학협력(10%) △국제화(7.5%) 등 5개 지표에서 점수를 내 합산했다. 한국 대학들은 연구환경과 교육환경에서 중국·일본 대학들과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연구환경 부문에서 이들 대학은 60~70점대를 기록하며 90점대인 중·일 대학과 많게는 30점 가까이까지도 차이가 났다. 교육환경에서도 한국은 70점대, 중·일은 90점대를 기록하며 20점 가량 낮았다. 연구환경 부문은 학계 내 연구 평판·연구비 투자·우수한 논문 수, 교육환경은 교육 평판, 학생 대비 교직원 비율, 박사학위 취득자 비율 등을 포함한다. 지난 2월 방한 당시 필 베이티 THE 최고 글로벌 업무 책임자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연구 논문이 대단히 많이 나오고 있지만, 평균 품질은 별로 좋지 않다”고 했다.

대학들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정부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상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중앙대 총장)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교육과 연구 여건이 불비해 한국 대학이 세계적인 대학들과 경쟁하기 쉽지 않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정도 성과를 내는 것도 많은 연구자들이 헌신한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는 연구개발(R&D) 예산이 4조 6000억원 삭감되고, 의과대학으로 이공계 인재 쏠림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며 “현재 순위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산학협력 등 일부 평가 지표가 한국 대학들에 유리하게 바뀌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순위가 하락한 대학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THE는 이번 대학 평가에서 산학협력 가중치를 10%로 정하며 지난해 대비 2.5%포인트나 올렸다. 특히 기존 ‘산업계의 연구비 지원’ 외에 신규 하위 지표로 ‘특허’를 도입했다. 대학 연구가 특허 출원에 얼마나 많이 인용되는지를 본다. 이 지표에서 한국이 크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데 힘입어, 산학협력 부문에서 서울대와 KAIST는 100점, 연세대는 99.9점을 받아 중·일 대학에 앞섰다.

필 베이티 최고 글로벌 업무 책임자는 “대학들 경쟁이 치열해지고 연구와 교육 투자가 늘어나며 아시아 전역에서 대학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고등교육 중심축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 총평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그는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일부 최상위 대학 순위가 하락했을 뿐”이라며 “전반적으로 한국 대학들은 매우 강력한 성취를 보여줬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대·연세대·KAIST도 점수 자체는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다.

특히 중위권 국내 대학들은 순위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251~300위권이었던 부산대학교는 93위를 차지해 100위권 내에 들었다. 이화여자대학교는 201~250위권에서 108위로 올랐고, 가톨릭대학교는 무려 401~500위권에서 113위로 대폭 상승했다.

올해 한국은 THE 아시아 대학 평가 순위권에 총 39개 대학을 올렸다. 그 중 28개 대학은 지난해 대비 상승했고, 7개 대학은 하락했다. 2개 대학은 작년과 순위가 같았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부경대학교 등 2개 대학은 각각 58위, 401~500위권을 기록하며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상위 100위권 내 한국 대학은 총 1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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