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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기후위기 시대, 뭣이 중헌디? 교회 공동체의 응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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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순천에코포럼, 전국서 500여 명 참석 '성료'

강금실 이사장 "기독교적 관점, 기후위기 대응의 힘"

박성원 총장, 우주적 목회 위한 7가지 대안 제시

'환경 운동가' 최병성 목사, 침묵하는 교회에 일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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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제3회 에코포럼. 박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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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기후위기 시대,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돌아보기 위한 '제3회 순천에코포럼'이 30일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렸다.

'지구공동체를 위한 생태적 거버넌스 구축과 그리스도교 응답'이란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을 비롯해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전국 각지의 목회자 및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해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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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사람' 강금실 이사장 (전 법무부장관)이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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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기독교적 관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힘"

'지구와 사람' 강금실 이사장(전 법무부 장관)은 지구법학 개념을 전제로 한 '관점의 변화'를 강조했다.

지구법학이란 인간중심주의에서 지구중심주의로 관점을 전환하고,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자는 개념이다.

강 이사장은 "지구법학은 존재할 권리, 어딘가에 살 권리, 재생할 권리란 3대 명제를 포함한다"며 "모든 것에 자연을 결합시켜 생태적으로 전환하자는 것이 지구법학의 전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의 일부 국가는 기후위기를 정책과 입법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자연을 끌어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9월 생물다양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제에 공감하며 기업과 정부, 민간 영역이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을 지키는데 합의했다"며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연결되는 종교적, 영성적 관점에 대해서 강 이사장은 생태신학자 토마스 베리의 생태사상을 전제로 했다. 토마스 베리는 모든 존재는 지구상에 출현했고, 출현했다면 생명이고 살아야 하며, 그리고 이를 위해 지구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자연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인간이 강의 입장, 자연의 입장으로 관점을 바꿔 보는 것"이라며 "인간의 이익보다 먼저 지구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의 창조론 없이는 기후위기를 우주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강력한 서사가 나오기 어렵다"며 "특히 신앙과 신학을 중심으로 지구 공동체에 적용해 나가는 원리를 만들고, 더욱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다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힘이 생길 것이다"고 제언했다.

강금실 이사장은 법무부 장관을 지낸 후 2013년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생명문화학 석사를 시작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기후대사와 '지구와 사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지구 법학자' '지구변호인'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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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원 경안대학원대학교 총장이 '기후위기와 교회의 선교적 과제'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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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총장, 우주적 목회 위한 7가지 대안 제시

박성원 경안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기후위기와 교회의 선교적 과제'란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박 총장은 기후비상상황, 인공지능시대, 펜데믹, 공동체 붕괴가 삶을 위협하고 있으며 산업화, 도시화, 근대화를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교회의 '우주적 목회학'을 위한 7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농어촌 목회자는 생명마을공동체를 살려내는 목회로 전환하고, 농업을 문명 중심에 놓는 것이다. 산업화한 농업이 아닌 유기농과 같은 생명 농업으로 가야 한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생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교육을, 선교와 봉사 분야는 인간을 위한 봉사를 넘어서 자연을 섬기고, 자연에게 복음을 주는 선교로 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생태를 복원하기 위한 선교사를 파송하며 이를 위해 이웃사회와 연계하고, 문화예술도 생명공동체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 총장은 "생명동산과 생명 사회가 지구상에 다시 건설될 수 있도록 우리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며 "교회가 생태위기에 맞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는 표현을 인용한 박 총장은 "많이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당장 실천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지키는데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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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 목사가 '지구를 돌보는 일의 목회적 의미'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박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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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침묵하는 교회에 일침도

'지구를 돌보는 일의 목회적 의미'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최병성 목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생태적 안목'을 강조했다.

환경운동가인 최 목사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새벽이슬의 모습, 애벌레 머리 위에 앉아있는 투명한 이슬방울, 그 속에 비치는 꽃의 모습 등을 통해 창조세계의 아름다움을 전파했다.

최 목사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야 한다"며 "다르게 바라보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복음은 열심히 아니라 다름이다"고 목소리 냈다.

또한 창세기 9장 9~10절의 '새 언약'을 언급하며 "새 언약에는 나와 미래세대, 모든 생명이 포함되며, 세상을 보존하라는 하나님의 거대한 명령이 담겨있다"고 말하고 "인류 생존이 염려된다면 여기에 답이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공멸로 치닫는 기후위기 시대에 기독교가 말하는 복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며 "아름다운 지구를 잘 보존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이고 복이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던 세상이 고통받고 있는데, 교회는 왜 침묵하냐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미래를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한국교회가 돼야 한다. 개인의 실천만으로는 안되며 사회구조까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화의 한 대사인 '뭣이 중한디'를 언급하며 "기후위기로 인류가 멸망한 뒤에 복음 전도가 무슨 필요가 있는가, 복음 전도를 위해서는 지구의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아름다운 선물들을 예수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를 위해 관찰, 질문, 상상이란 예수님의 3가지 생태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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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권신오 대표(오)와 순천에코포럼 최광선 목사, 참석자들이 포럼을 위해 출간된 도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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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남CBS(대표 권신오)와 순천에코포럼(대표 최광선)이 주관한 제3회 순천에코포럼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통합) 사회봉사부, 순천기독교총연합회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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