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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지팡이 짚고 10㎞ 걸었다…98세 우크라 할머니, 러 점령지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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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사는 98세 할머니가 러시아 점령지에서 무사히 탈출한 뒤 대피소에 앉아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경찰 제공/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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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사는 98세 할머니가 러시아 점령지에서 무사히 탈출한 뒤 대피소에 앉아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경찰 제공/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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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세 우크라이나 할머니가 홀로 10㎞를 걸어 러시아 점령지에서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할머니는 탈출 과정에서 가족과 헤어지기도 했지만, 며칠 만에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현지시간 30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사는 98세 할머니는 지난주 러시아군이 침공해 전투가 격화하자 가족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오체레틴 마을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할머니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며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혼란 속에서 할머니는 슬리퍼를 신은 채 한 손에 지팡이를, 다른 한 손엔 나무 조각을 들고 피난 길에 올랐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과 헤어지기도 했습니다. 가족 중엔 며칠 전 파편을 맞아 다친 사람도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음식과 물 없이 온종일 걸어야 했습니다. 두 번이나 넘어져 쉬어야 했고, 한 번은 잠을 자고 나서야 걸을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한번은 균형을 잃고 잡초 쪽으로 넘어졌는데 잠이 들었다 깨서 계속 걸었다"며 "그리고 또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서 조금씩 계속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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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사는 98세 할머니가 러시아 점령지에서 무사히 탈출한 뒤 경찰의 도움을 받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경찰 제공/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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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홀로 10㎞ 정도를 걸었을까. 할머니는 저녁이 다 돼서야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발견됐습니다.

군인들은 경찰에게 할머니를 인계했고, 이후 경찰은 할머니를 피난민 대피소로 데려간 뒤 가족들에게 연락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살아남았다는 할머니는 "이번 전쟁은 그때와 다르다"며 "(그때는) 단 한 집도 불에 타지 않았는데 이번엔 모든 게 불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가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 은행 중 하나인 모노뱅크의 최고 경영자는 텔레그램을 통해 할머니에게 집을 기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모노뱅크는 할머니에게 집을 사줄 것"이라며 "혐오스러운 것(러시아)이 우리 땅에서 사라질 때까지 할머니는 그 집에 살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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