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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사설]비어가는 나라 곳간, 세수 펑크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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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수입이 또다시 큰 폭으로 줄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그제 발표한 ‘3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국세수입은 26조 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조원이나 감소했다. 예산 대비 징수액의 비율인 세수진도율(1~3월)은 23.1%로 지난해(25.3%)는 물론이고 최근 5년간 평균 진도율(25.9%)에도 크게 뒤처지고 있다.

세수 감소의 최대 요인은 법인세다. 지난 3월 법인세는 15조 3000억원이 걷혀 1년 전보다 5조 6000억원(26.9%) 줄었다. 법인세 감소폭이 전체 세수 감소폭(6조원)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법인세가 이처럼 급감한 것은 기업의 경영 악화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연간 10조원과 5조원 가량 법인세를 내왔는데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올해는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상장기업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에 비해 각각 코스피가 45%, 코스닥도 35.4% 줄었다. 여기에다 매출 1000억원 이상인 624개 상장기업이 내년 이후 공제받을 수 있는 법인세가 16조원이나 돼 법인세수 감소는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수 부진으로 나라 곳간이 바닥을 드러내자 정부는 바닥난 곳간을 한국은행에서 급전(일시대출금)을 빌려 채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빌려쓴 급전이 3월 말 현재 32조 5000억원(잔액 기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분기(31조원)보다 많고 코로나19로 지출이 급격히 늘었던 2020년 1분기(14조 9130억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른 이자가 1분기에만 638억원이나 된다. 이같은 행태는 정부가 ‘한은 마이너스 통장’에 의존해 나라 살림을 끌어가는 셈이어서 정상적인 재정 운용으로 보기 어렵다.

정부가 올해 예산에 올린 세수 목표액은 367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344조 1000억원)보다 23조 2000억원 더 많다. 그러나 1분기에 걷힌 세금은 1년 전보다 6조원 줄었다. 이대로 가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 펑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세수 펑크를 피하려면 기업들이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도록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 저성장 탈출과 세수기반 확대를 위한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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