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배임 피하자"…산은, HMM 영구채 전환 추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HMM 잔여 영구채 1.7조 규모 전환 앞둬

산은·해진공, 모두 전환시 지분율 72%까지 상승

주식 물량 늘어나 하방압력…BIS비율에 악영향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보유한 HMM(옛 현대상선)의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은과 해진공은 올해와 내년까지 1조 7000억원에 육박하는 HMM 영구채 전환을 앞두고 있다.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업은행의 HMM 보유 지분도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 끼치는 영향력도 동반 상승해 BIS비율 관리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그래픽=문승용 기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은 지난달 22일 194회 영구전환사채 1000억원에 대해 중도상환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시했다. HMM이 해당 물량을 회수해 주식 전환 시 발생하는 신주 발행량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5월 24일 발행된 195회 영구채는 5년이 지난 다음 달 24일 이자율이 3%에서 6%로 상향한다. 그간 채권단은 금리 인상 시기에 맞춰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다만 해당 영구채의 전환가액(5000원)보다 현재 HMM 주가가 15000원을 웃돌아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 특히 이동걸 전 산은 산업은행 회장이 재임 당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이익을 거둘 기회가 있는데 포기하면 배임”이라고 발언한 바 있어 이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94회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하는 물량은 2000만주로 작년 말 기준 HMM 총 발행주식수의 2.9% 규모다. 문제는 이후 전환을 앞둔 영구채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6월 2000억원(전환가능 주식수 4000만주), 10월 6600억원(1억 3200만주), 내년 4월 7200억원(1억 4400만주) 등 총 1조 5800억원(3억 1600만주) 규모의 영구채가 전환을 기다리고 있다. 이릴 합산하면 산은과 해진공의 HMM 지분율은 72%까지 치솟는다.

산은의 HMM 지분율 상승은 BIS비율에 영향을 끼친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HMM 주가가 1000원 움직이면 산은 BIS 비율이 0.07%포인트 움직인다”며 “재무구조 안정을 위한 매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는 산은과 해진공이 1조원 규모의 영구채를 전환하기 전이었다. 지난해 산은의 BIS비율은 13.70%로 규제 기준(13%)을 턱걸이했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잔여 영구채의 전환 이슈는 HMM 주가의 하방압력으로 작동한다. 주식 물량이 급격히 불어나 기존 주가의 가치가 희석하기 때문이다. 실제 HMM의 주가는 하락세다. 매각절차를 진행한 지난해 말 HMM의 주가는 1만 9580원이었지만, 지난 29일 종가는 1만 6020원으로 18% 빠졌다.

산은 관계자는 “HMM 지분이 늘어나면 BIS비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며 “잔여 영구채의 전환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