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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한번에 6억" 눈 희귀병 치료제…국내 첫 건보적용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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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스터나' 건보적용 결정 이후 첫 환자 수술

본인부담 최대 800만원…수술후 다음날 퇴원

뉴시스

[서울=뉴시스]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월 유전성망막변성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럭스터나(Luxturna)’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된 이후 최근 첫 환자 수술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환자가 수술 후 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2024.05.0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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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월 유전성망막변성 치료제인 노바티스 ‘럭스터나(Luxturna)’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된 이후 최근 첫 환자 수술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럭스터나는 ‘레버선천흑암시’와 ‘망막색소변성’을 유발하는 'RPE65 유전자(망막에서 시각회로의 중요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로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2021년 7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럭스터나 수술에 성공한 삼성서울병원 김상진 교수팀은 약 3년 만에 급여화 이후 처음 시행하는 수술도 집도했다. 올해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승인받은 삼성서울병원 환자 2명은 각각 3월과 4월에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두 환자가 앓고 있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망막변성은 망막 시세포 기능 저하로 어려서부터 심한 야맹증과 시력 저하, 시야 좁아짐, 눈떨림이 발생하며 결국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빛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거나 밝은 곳에서도 캄캄한 어둠 속에 등불 하나 켠 수준의 빛만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서는 약 10만 명 중 2~3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변성 환자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럭스터나는 인체에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에 RPE65 정상 유전자를 삽입한 뒤 환자 망막에 투여해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임상 시험 결과를 보면 치료 후 정상 수준의 시력을 회복할 수는 없어도 영구적인 시력 상실을 막고,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빛 감지 능력을 높여주는 등 시기능 회복 효과가 있다. 올해 3월 첫 수술을 진행한 환자도 4월 수술 후 경과 확인 시 빛 감수성과 야간 시기능이 개선됐다.

국내에서 럭스터나 가격은 양안에 약 6억5000만원으로 미국, 일본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책정됐다. 급여 적용 시 환자 본인부담금은 환자본인부담상한제 적용을 통해 소득에 따라 환자 당 최대 800여만 원 이다. 수술 후 입원 기간도 짧아 수술 후 다음 날 퇴원도 가능하다. 단 양안 모두 수술 시 1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수술을 진행한다.

이번 수술은 삼성서울병원 희귀질환센터의 주요 성과 중 하나다. 삼성서울병원 희귀질환센터(센터장 이지훈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올해 1월 ‘서울권역 희귀질환 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 희귀질환 전문기관은 희귀질환자에 대한 진료 및 연구, 희귀질환 등록통계 사업 등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기관을 말한다.

삼성서울병원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와 희귀질환센터가 함께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인 '희귀·난치 질환 첨단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위한 개방형 G-CROWN 플랫폼 구축' 국책과제를 2022년 7월부터 2030년까지 수행한다.

G-CROWN플랫폼은 병원을 중심으로 한 국내 최초 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 플랫폼이다. 삼성서울병원이 현재 진행하는 유전자 치료제 연구에는 레버선천흑암시와 같은 유전성 망막변성질환 외에도 신경 유전 질환, 선천대사질환, 피부신경증후군, T림프구성 백혈병, TKI 불응성 뇌전이암, 신생아 뇌실내 출혈, 미숙아 기관지폐형성 이상 등 다양한 질환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김상진 교수는 “3년 전 도전했던 레버선천흑암시 환자 수술이 첫 시도에 그치지 않고 약제 급여화를 통해 이어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치료제가 만들어진 후에도 비용 문제로 실제 치료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이번 럭스터나 급여화를 통해 많은 환자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성망막변성의 100개가 넘는 원인 유전자 중 현재까지 단 한 개의 유전자에 대한 치료제만 상용화돼 있어 향후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더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지훈 희귀질환센터장 겸 유전자치료연구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이번 수술 성과는 희귀난치질환 환자 등록부터 수술비 급여화와 같은 국가정책 구성까지 마련돼 희귀질환 치료에 대한 주요 본보기가 됐다”면서 “많은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이 이와 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희귀질환센터는 희귀질환 진단과 치료제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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