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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김진표 SNS로 달려간 민주당 지지자들 “임기 얼마 남았다고 국회의장인 척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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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 해외 순방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비난 받아

‘채 상병 특검법’ 직권상정 않는다는 이유…홍익표 “상당한 도전 직면할 것” 박지원은 유튜브서 욕설까지

민주당 지지자들도 김진표 의장 SNS에 비난 댓글…‘역적’ ‘깽판’ 등 표현까지 나와

세계일보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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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순방을 앞둔 김진표 국회의장이 ‘채 상병 특검법’ 등을 본회의 직권상정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경고를 받은 데 이어 민주당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의 비난 대상이 되고 있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김 의장은 상정 조건으로 여야 합의를 내세우고 있는데, 민주당은 2일 오후 열리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반대로 특검법안의 본회의 상정이 여의찮으면, 본회의 도중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의장의 해외 순방 일정 질문에 “‘믹타(MIKTA)’라고 의장국 의회 회의가 있다”며 “내년 우리가 주최국이어서 나가는 거기는 한데,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처리가 되지 않고 갈 수 있냐(는 생각)”라고 답했다. 자신은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김 의장 순방을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다.

앞으로 한 달도 남지 않은 제21대 국회 임기 내에서 최대 두 번까지 본회의를 예상하는 홍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 등 상정 조건으로 여야 합의를 내세우는 김 의장의 순방에 “가시는 걸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국민 눈높이가 있고 야권 의원들의 요구가 있다”고 강조했다.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김 의장이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직권상정만 한다면 출국을 누가 뭐라 하겠냐는 얘기다.

이 대목에서 홍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별달리 손을 쓰지 않고 순방에 나간다면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수도 있을 거라고 우회 경고까지 했다. 홍 원내대표는 “단순히 김진표 의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21대 국회 전반에 대한 평가로 갈 수 있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의장께서 이번에 민주당이 하자는 방향대로 동의하는 게 (좋을 것 같고), 우리가 무슨 불법을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로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의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김 의장 압박의 이유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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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군 당선인(왼쪽)이 지난 1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등을 비판하고 있다. 유튜브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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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박지원 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군 당선인은 한발 더 나아가 김 의장에 박병석 전 국회의장까지 싸잡아 ‘개XX들’이라는 욕설까지 내뱉어 논란이 됐다. ‘김진표의 오늘이 있기까지 차관·수석·장관을 다 시켰다’에서 시작해 ‘우상호가 국회의장 했으면 안 이런다’ ‘박병석도 똑같은 놈이다’ ‘김진표의 민주당 복당을 안 받아야 한다’ 등 박 당선인의 상당히 날 선 표현에 김어준씨는 “이렇게 세게 이야기하는 거 보니 차기 (국회의장) 나가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신나 했다.

할 말 다 하고 나서 속으로 ‘아차’ 싶었는지 “방송 나가는 거냐”고 물은 박 당선인은 ‘마이크 등에 불이 들어와 있다’는 김씨의 대답에 “아무튼 저는 소신껏 이야기했다”며 상황을 넘겼다. 그리고는 자신의 발언이 도가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하듯, “김진표 의장이 (앞으로) 한 달이면 물러나지 않느냐”며 ‘채 상병·이태원·김건희 특검’은 순리라고 김 의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씨 앞에서 ‘국회의장 말기에 나가는 건 놀러 나가는 거다’라거나 ‘직권상정해서 방망이(의사봉) 치고 나가든지, 이건 아니지’라고 거듭 쏘아붙인 박 당선인은 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관련 질문을 하겠다던 진행자에게 “하지 말라”며 맞섰고,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칼럼이 있다’는 추가 질문에는 “그건 방송 스튜디오 내부를 잘 모르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좀처럼 자신의 정치 생활에 ‘설화’란 없었다는 이유에서 박 당선인은 “오늘 방송이 다섯 곳 잡혀 있었는데 취소를 할까했다”면서도 “취소하면 취소하는 대로 의미를 부여하니, 나가서 잘못한 것은 사과하자(는 생각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입법부 수장으로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은 통상 5선 이상 중진 의원 중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온건파로 분류되는 인물이 맡는 편인데, 국회법에 따라 선출돼 단순한 국회 수장이 아닌 외교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특검법 처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김 의장이 옛 동료인 민주당 의원들 뭇매를 얻어맞고 있다. 김 의장은 선출 후 국회법에 따라 민주당에서 탈당한 터다.

국회의장은 단순한 국회 수장이 아니라 다른 나라 의원들이 우리나라에 오거나 반대로 순방에 나서면 각국 의원들을 만나 국가 간의 협력 방안 등도 논의하는 의회 차원 외교 역할 등을 수행한다.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을 때는 직접 중재에 나서야 하고, 부의장과 함께 대통령 만찬에도 참석한다. 한마디로 안 하는 것 빼고 다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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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달린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의 비난 댓글 중 일부. 김진표 국회의장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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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당 출신 김 의장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감정이 라디오에서 여과 없이 드러난 가운데, 김 의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민주당 지지자들로 보이는 누리꾼들의 비난 댓글까지도 쏟아진다.

한 누리꾼은 김 의장 SNS에 ‘채 상병 특검법 막는 김진표는 역적으로 남을 것’이라며 ‘상정하지 않으면 대가를 받을 것’이라는 댓글을 달았고, 다른 누리꾼은 ‘임기가 얼마나 남았다고 국회의장인 척을 하느냐’는 화살을 날렸다. 김 의장이 ‘깽판을 친다’고까지 표현한 누리꾼은 ‘두고 보라’며 매서운 반응을 보였고, 심지어 한 누리꾼은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임명을 둘러싸고 나왔던 ‘런(Run)종섭’ 비하 표현을 끌어와 ‘런진표’가 되고 싶냐는 댓글을 남겼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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