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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3세 아이한테 영상 보여주기 금지”…프랑스가 이런 고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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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스마트폰에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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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가 13세 미만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전문가들에게 요청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지침’과 관련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 보고서에는 나이별 스마트폰 사용 범위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세 미만 영·유아의 경우 TV를 포함한 영상 시청을 전면 금지하도록 권장했다. 3~6세 어린이는 성인이 동반했을 때만 교육적인 콘텐츠 영상을 시청하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휴대전화 사용은 11세부터,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 접속은 13세부터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특정 장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태블릿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소셜미디어 사용은 15세부터 허용하되 ‘윤리적인 소셜미디어’로 한정해야 한다고 했다. 틱톡,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은 윤리적인 소셜미디어에서 제외되며 만 18세가 돼야 비로소 접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주장이다.

이 밖에도 산부인과 병동에서 아기가 부모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나 텔레비전의 사용을 최대한 제한하고, 어린이집 등에서도 컴퓨터나 텔레비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이번 연구에는 신경학자와 중독 전문 정신과 의사 등 총 10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정서 발달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사용에는 아이들에게 밥을 먹일 때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거나, 집안에서 TV를 계속 틀어놓는 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특히 이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상품이 되고 있다”며 기술업계의 “모든 형태의 인지적 편견을 사용해 어린이들을 화면에 잡아두고 통제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정신과 의사 아민 베냐미나는 화면이 “어린이들의 시력과 신진대사, 지능, 집중력, 인지 과정 측면에서”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화면에 대한 중독은 콘텐츠에 대한 중독이라고 규정한 그는 “콘텐츠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에는 일종의 중독성 역학이 작용한다”며 “한두개 영상만 보려다 저녁 내내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콘텐츠 중독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보고서를 받은 프랑스 정부가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월 어린이들의 영상 시청과 스마트폰 사용에 “금지나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영유아의 TV 또는 영상 시청이 이상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다.

지난 1월 미국 드렉셀대 케런 헤플러 교수팀은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소아과학’을 통해 생후 24개월까지 TV 시청 시간이 긴 아이들은 33개월까지 감각 처리 능력과 관련된 비전형적 감각 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각 처리 능력은 아기들이 듣고 보고 만지고 맛보는 것과 같이 감각기관으로 느끼거나 전달되는 정보와 자극에 효율적이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신체 능력을 의미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소아과학회(AAP)는 18~24개월 아기에게 TV 시청을 권장하지 않고 만 2~5세 어린이는 디지털 미디어 사용시간을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장한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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