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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홍범도 흉상, 총선 끝나니 육사 밖 아닌 안에서 이전? 광복회 "교활한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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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에 위치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추진하다가 제22대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육사 밖이 아닌 육사 내에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광복회는 흉상의 이전 시도는 총선 민의를 거스르는 비겁한 행동이라며 차라리 폭파시켜 없애버리라고 맹비난했다.

2일 광복회는 "독립영웅 흉상 재이전 시도, 총선민의 거스르는 경악스럽고 비겁한 짓"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선거가 끝나자 마자 국방당국이 행한 조치가 멀쩡하게 서 있는 육사 내 독립운동 선열들의 흉상을 이전한다는 소식"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국방부는 비겁하게도 '육사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방식으로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 밖으로 옮기지 않고 육사 안 별도 장소에 옮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6일 SBS는 복수의 육군 고위소식통들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 밖으로 옮기지 않고 육사 안 별도 장소에 배치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홍범도 장군 흉상 등 충무관 앞 독립운동가 6명의 흉상은 물론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대표적 장군들의 흉상까지 새로 세워 육사 안 다른 장소에 영구 전시한다는 것"이라며 육군 고위 소식통이 "역사적으로 업적을 남긴 여러 장군들을 함께 배치해 교육 효과를 높이고, 정파성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광복회는 이에 대해 "국방당국의 조치가 경악스럽고 비겁한 것은 그 동안 육사 내 독립영웅 흉상철거 방침에 대해 뉘우치고 반성한 것이 아니라 몰래 숨기다 오히려 기회를 보아 옮기는 교활한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흉상철거가 당당하다면 총선시기에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을 일이었다. 그런데 민감한 선거시기에는 국민의 지탄이 두려워 숨겨놓았다가 이제 변형된 형태로 독립영웅들의 흉상을 슬쩍 옮기려는 것이 비겁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광복회는 "이는 당당한 국군의 자세도 아니다. 6.25 직전 일제 잔재들의 소인배 근성과 다를 바 없다"며 "당시 국방당국은 이승만 대통령을 현혹하여 반공정신과 튼튼한 군비를 갖춘 양 속여 오다가 북의 남침에 일격을 당한 전례를 우리 국민은 역사에서 기억하고 있다. 요즘 국방당국의 비겁하고 이중적인 태도가 꼭 그때를 생각나게 한다"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10만 카자흐스탄의 동포들을 비롯한 전 세계 100만의 고려인들은 '만약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1cm만 이동하더라도 우리는 그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받은 일체의 훈장이나 표창을 반납할 것'이라고 성명하였다"며 "전 세계 해외동포들로부터 거족적 거부를 당할 경우 우리의 국방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데 대한 책임질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나 흉상 건립사업은 역대 대한민국 정부의 숙제였다. 이를 문재인 정부에서 마무리한 셈"이라며 "이런 국민적 숙원사업을 윤석열 정부에서 뒤엎어 국민을 분열시키는 데 대해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밝히고 이에 응당한 책임질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또 광복회는 "오는 6월 새 국회가 출범한다. 수많은 민생문제를 제쳐두고 육사 내 독립영웅 흉상철거문제를 제일의 정치쟁점으로 부각되는 되는 데 대해 국방당국은 바라고 있는 지 이에 대해 책임질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육사내 독립영웅들의 흉상이전은 잘못된 결정이었으며, 따라서 흉상철거 이전계획 백지화가 이번 총선의 민심이자 국민들의 지상명령이었다"며 "국방당국은 흉상이전이 과연 온당한 일인지를 국민에게 먼저 묻길 바라며, 그럼에도 '전 시대 다른 군 영웅과 함께 전시 운운'하며 이동할 경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2년 전 정치를 시작하면서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을 선택한 정신을 기억한다. 육군사관학교는 독립선열들의 영웅적 대일항쟁의 정신을 누구보다도 나서 제일 먼저 가르쳐야하는 곳"이라며 "육군사관학교에서 독립영웅들의 흉상을 없애려는 이런 매국적 행동은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변절시키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광복회는 "다시 경고한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정 육사 내 독립영웅들의 흉상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고 이전시키려 한다면 차라리 폭파해 없애버려라"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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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년 3월 1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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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관련된 계획을 수립 중에 있고 그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육사에서 종합계획을 현재 검토 및 수립 중에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지난 4월 30일 브리핑에서 그는 "육사에서 기념물 종합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념물 종합계획에 논란이 되는 흉상 외에 다른 어떤 기념물이 포함돼 있냐는 질문에 서우석 과장은 "전반적으로 육사 내에 설치돼 있는 여러 기념물에 대해서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구성을 할 것이고 또 앞으로 형성될 혹은 새로 할 기념물에 대한 설치 기준 등 전반적인 것들을 다 다루고 있는 것이 기념물 종합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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