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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유령 도시’ 만드는 러 초토화 전술…우크라 동부 거점 잿더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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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근 몇달 동안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도시 차시우야르의 아파트 건물들이 폭격을 당해 폐허로 변했다. 차시우야르/우크라이나 경찰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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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핵심 교두보로 꼽히는 차시우야르 점령을 위해 맹렬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한때 1만2천명 이상이 살던 이 도시가 폐허로 변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우크라이나 경찰이 지난달 29일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차시우야르 영상을 입수해 이 도시 내 건물 대부분이 파괴된 것을 확인했다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주거용 주택과 시 정부 건물 가운데 온전한 것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까맣게 탄 채 무너져 내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도시 내 한 아파트 단지는 폭격을 당해 곳곳에 구멍이 났으며 상당 부분은 돌 무더기로 변했다. 황금빛 돔으로 장식한 교회 건물은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건물 곳곳이 부서졌다. 이 영상에는 주민이나 군인 모습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파괴된 건물 사이에 난 길을 홀로 걷는 남성 한명만 찍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쟁 전 인구가 1만2천명에 이르던 이 도시가 폐허로 변한 것은 러시아군의 초토 전술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점령 목표 도시를 완전히 파괴시켜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드는 전술을 쓰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차시우야르의 파괴상은 지난해 5월 러시아가 점령한 인근 도시 바흐무트나 지난 2월 점령한 아우디이우카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두 도시 점령을 위해 몇달 동안 집중적인 포위 공격을 벌였는데, 차시우야르에서도 병력 2만명 이상을 동원해 비슷한 작전을 펼치고 있다.



차시우야르는 지상전이 집중되고 있는 도네츠크주 중부 지역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군이 이 도시를 차지할 경우 도네츠크주 서부 지역을 지키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공격이 훨씬 쉬워진다.



바딤 필라시킨 도네츠크주 주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방송에 출연해 인구가 1만2500명 이상이던 이 도시 상황이 아주 나빠지면서 현재 거주하는 주민은 682명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아 있는 주민들은 1년 이상 물과 전기가 끊긴 채 버티고 있다며 구호 활동에 나서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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