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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제주서 잇단 ‘비계 삼겹살’ 논란… “우린 달라” 다른 고깃집들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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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온라인상에 잇달이 제기된 제주 고깃집 고발 글. 각각 다른 고깃집 사진이지만, 모두 살코기에 비해 비계가 더 많은 모습이다.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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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살코기보다 비계가 더 많은 돼지고기를 판매한 고깃집들의 사례가 잇달아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제주의 다른 고깃집 사장들이 온라인상에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피해를 호소했다.

제주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한다는 A씨는 2일 비계 삼겹살 고발 글이 지속해서 올라왔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려 “관광객 위주로 고깃집 운영하는데 힘들다”며 “총선도 끝나고 본격적인 관광 시즌이 오는 상황에, 제주 흑돼지에 전 국민의 안 좋은 인식이 생기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A씨는 직접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 고기 상태와 관리 방식 등을 설명하며 제주의 모든 고깃집이 비양심적이지는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살코기와 비계가 적절히 섞여 질 좋아 보이는 듯한 고기 모습이 담겼다. 그간 고발 글들에 올라온 비계만 가득한 삼겹살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A씨는 “이런 고기 취급하는 업체도 많다는 것만 알아달라”며 “제주도민으로서, 부디 더는 제주도를 미워하지 말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글은 2일 기준으로도 가장 많이 본 글로 꼽힐 만큼 연일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현재까지 조회수가 13만회를 넘겼으며, 댓글도 500개 이상 달렸다. 네티즌 반응은 다양했다. “비양심 판매자로 인해 괜한 자영업자에게까지도 피해가 가면 안 된다” “제주도 바가지 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가고 싶진 않다” 등이다.

제주 서귀포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이라는 B씨 역시 “속상하다”는 반응이다. B씨는 “오픈한지 이제야 1년 되가는데, 비계가 많으면 다 잘라서 불판 닦는 용으로 쓰고 손님이 살 많은 쪽 원하면 바꿔드린다. 가격도 최대한 합리적으로 맞춰서 해보는데 뉴스 터질 때마다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에 쓰레기들만 있는 건 아니니 너무 미워 말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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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가 온라인상의 여러 폭로글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올린 사진.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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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주 비계 삼겹살 논란은 지난달 29일 제주 중문의 한 유명 고깃집을 방문한 한 손님이 보배드림에 고발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 소비자는 비계가 살코기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겹살 사진을 첨부하곤 “비곗덩어리가 무려 15만원가량 하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후 사장이 직접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곗덩어리 사진이 전체 삼겹살의 모습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반박했으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이 고깃집 사장은 실명으로 사과문을 올린 뒤 “향후 1개월 동안 저희 매장을 이용해 주시는 모든 손님분에게 오겹살 200g을 추가로 제공해 드리겠다”고 했다.

비계 삼겹살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일 ‘제주도 흑돼지, 저도 비계 테러당했다’는 제목으로 다른 소비자가 제주의 또 다른 고깃집에서 질 낮은 고기를 제공받았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이 작성자가 첨부한 사진 속 고기 상태는 앞선 비계 삼겹살보다 심각했다. 붉은색 살코기는 거의 보이지 않고, 흰색 비계가 90% 이상을 차지했다. 이 매장에서 15만원어치를 시켜 먹었다는 작성자는 “처음엔 장어인가 했다”고 씁쓸해했다.

이처럼 제주 일부 고깃집이 가격에 비해 질 낮은 고기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제주도가 직접 지도감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일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음식점에 대한 지도 감독 권한이 있는 위생 관련 부서와 축산 관련 부서에서 이 문제의 지도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등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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