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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기자수첩] 금붕어·햄스터·도마뱀은 증정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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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금붕어 잡이 체험과 랜덤뽑기, 사은품 증정을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동네 수족관에 써붙은 전단지 내용이다. 지금은 동물권리에 대한 목소리가 한껏 높아졌기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선착순 금붕어 무료 나눔 행사같은 것은 하지 않지만, 동네 수족관에서는 아직도 비슷한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금붕어 잡이 체험은 준비된 수조에 마련된 금붕어들을 뜰채로 건져올리면 된다. 성공하면 무료로 금붕어를 가져갈 수 있다. 어린이들이 체험하다보니 아무리 잘 건진다해도 바닥에 금붕어를 떨어뜨리는 일도 빈번히 일어난다.

햄스터나 금붕어, 작은 도마뱀들이 이러한 행사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레오파드 게코'나 '크레스티드 게코'와 같은 붙이류 도마뱀을 댓글만 달면 추첨을 통해 무료 분양한다는 글도 쉽게 볼 수 있다.

금붕어를 비롯해 작은 설치류와 파충류는 크기도 작은데다 비교적 사육 부담이 덜하다보니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벤트나 체험 행사를 통해 덜컥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작은 동물이라고 쉽게 무료 분양한다느니, 이벤트 체험을 연다느니 하는 글을 올리는 업주들도 문제이지만, 아이들을 앞세워 이벤트에 참여하는 부모들도 행동을 멈춰야 한다. 동물을 생명으로 보지 않고 증정품 취급하는 듯한 태도가 아이들의 정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충동적으로 동물을 데려와 키우게 되면 미흡한 준비와 사육 관리로 폐사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충분히 키울 준비는 하고 데려와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린이날 잠깐의 재미를 위해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한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마음가짐과 환경이 갖춰진 후에 가족으로 맞이해야함이 마땅하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보고 배워야 할 생명존중의 자세를 선물하는 어린이날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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