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라인 경영권 포기? 야쿠자도 아니고…‘한국 여론 흉흉’ 일본도 촉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라인 누리집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13년 동안 성장시킨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LINE)의 경영권이 일본에 넘어갈 위기에 처한 것과 관련해 일본에선 한·일 사이에 외교 문제로 번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온라인매체 겐다이비즈니스는 1일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계기로 일본 정부가 자본 관계와 경영체계 재검토를 요구하는 행정 지도를 내린 것에 한국에서 부당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보수·진보 언론과 경제지, 여야 정치권에서 “일본의 조치는 한·일 산업협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 “반시장적 행위”, “윤석열 정부도 나서라” 등 반발하는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는 비판에 등 떠밀린 모양새가 된 윤석열 정부도 외교부 차원에서 일본 정부에 우려를 표시하는 등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겐다이비즈니스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오랜만에 훈풍이 불었던 한-일 관계지만, 한국 집권당(국민의힘) 총선 참패와 라인야후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에선 다시 반일 감정이 요동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일본 상황만 전달하던 일본 주요 언론들도 지난달 27일 뒤늦게 한국 외교부가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내자 이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개인정보 유출로 지분 매각을 정부 차원에서 압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계속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무성이 대주주인 한국 기업과의 자본관계를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해 경영 전망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확산됐다”며 “라인야후의 주가가 침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이다.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돼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자,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과 4월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다. 일본 정부는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를 상대로 지분 인수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에이(A)홀딩스 주식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로부터 주식을 인수해 독자적인 대주주가 되면, 네이버는 라인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



네이버는 2011년 6월 일본에서 라인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 달에 1번 이상 이용하는 사람 수가 9600만명에 달하는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성장했다. 라인은 일본뿐만 아니라 타이·대만·인도네시아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이용자가 2억명에 달한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