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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생성형 AI 전면 내세운 삼성SDS, 한국어 특화‧보안 내세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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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삼성SDS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어를 가장 잘하는 ‘코파일럿(Copilot)’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자사 모든 솔루션‧서비스에 생성형 AI를 더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SDS의 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닮았다. MS가 워드프로세서나 파워포인트, 엑셀 등 자사의 소프트웨어(SW) 전반에 적용 가능한 코파일럿을 출시한 것처럼 협업 솔루션 ‘브리티웍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솔루션 ‘브리티RPA’ 등에 챗봇 형태로 사용 가능한 생성형 AI를 더하는 방식이다.

자연어로 된 명령어를 입력하면 AI가 이를 이해하고 답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오픈AI의 ‘챗GPT’와 동작 구조가 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최적화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특히 온프레미스 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등 수요에 따라 여러 옵션을 제공한 것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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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특화‧높은 보안 앞세운 브리티 코파일럿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 송해구 부사장은 데이터 보안을 철저히 하는 공공기관이나 금융사, 대기업 등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글로벌 벤더의 제품을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브리티 코파일럿은 프라이빗하게 사용 가능한 AI다. 여기에 더해 정보에 대한 접근제어도 미세하게 디자인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하더라도 글로벌 제품보다 훨씬 높은 보안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강점으로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라는 점을 부각했다. 현재 브리티 코파일럿에 활용되는 LLM은 삼성전자의 ‘가우스’와 오픈AI의 GPT-3.5인데, 이중 ‘갤럭시 S24’에도 탑재된 가우스의 경우 한국어에 특화된 성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작년 한국어를 기준으로 경쟁 LLM을 압도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벤치마크 점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음성 인식의 경우 글로벌 제품 대비 10% 이상 높은 정확도를 보인 피력했다. 또 송 부사장은 “여러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살펴보면 업무 유형별로 어울리는 LLM이 서로 다르다. 어떤 LLM은 문서 요약을 잘하고, 또 어떤 LLM은 이메일 초안을 잘 작성해 준다”며 각 업무에 최적화된 멀티 LLM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사는 GPT-4 쓰는데… GPT-3.5 선택한 삼성SDS

브리티 코파일럿에 채택된 LLM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우스의 성능은 검증되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같은 컴퓨팅 능력이 떨어지는 기기에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입증했다. 하지만 이는 소형언어모델(SLM)로의 기능이다.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할 만한 성능을 발휘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GPT-3.5의 채택 역시도 의아함을 자아낸다. GPT-3.5는 챗GPT와 함께 2022년 11월 공개된 모델이다. 오픈AI는 2023년 3월 한층 성능을 높인 GPT-4를 선보였다. 올해 내 이를 뛰어넘는 GPT-5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당장 RPA 분야 경쟁사인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유아이패스 등은 GPT-4 모델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단순 LLM 성능 경쟁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1년도 전에 출시된 GPT-4 대신 GPT-3.5를 채택한 것은 비용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송 부사장은 브리티 코파일럿의 강점 중 하나로 비용을 꼽았다. 그는 “편하게, 부담 없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경쟁사 대비 75% 이하의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했다”고 말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현재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로 사내외 시스템과 연계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오는 6월에는 개인 또는 업무별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10월에는 현재 지원하고 있는 2개 모델에 그치지 않고 여러 유형의 LLM을 선택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현재 공식 지원하지는 않지만 복수의 LLM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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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프레미스‧프라이빗 클라우드도 안전지대는 아냐

생성형 AI가 등장했던 초기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은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에 시달렸다. 기술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실제 도입 속도는 더뎠다. 자체 클라우드인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을 비롯해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지원하는 삼성SDS가 해외 기업들 대비 우위를 지닐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는 중이다. 고성능컴퓨팅(HPC)을 바탕으로 클라우드로 제공되는 AI를 강조하던 MS는 지난 4월30일 열린 개발자 행사 ‘AI 투어 서울’에서 인터넷 연결 없이 로컬에서 사용 가능한 AI를 소개했다. 로컬에서 LLM을 다운로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LM 스튜디오 AI’ 등이다. MS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점차 보폭을 넓힘에 따라 온프레미스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도 안전지대라 보기는 어렵다.

기대를 걸 만한 것은 솔루션 벤더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검색증강생성(RAG)이다. 특정 영역에 최적화된 답안지 성격의 RAG는 LLM을 개발하는 기업들보다 현업에서 경험을 쌓아온 삼성SDS에게 유리한 무대다.

또 좋은 제품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존에 운영하던 기업 정보기술(IT) 시스템과 새로운 솔루션 간 연결이 필수적이다. 삼성SDS 황성우 대표는 미디어데이에서 “기존의 기업 시스템과 새로운 AI 솔루션 가운데에 연결을 도와주는 플랫폼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날 공개한 패브릭스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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