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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中, 필리핀 선박에 ‘인명살상’ 물대포 첫 사용”… 미·중 간 충돌로 번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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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을 공격하면서 인명 살상까지 가능한 고압 물대포를 처음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충돌로 자국 군인 등이 사망할 경우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이 발동된다고 경고한 바 있는 만큼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자칫 미·중 간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AFP통신과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필리핀 해경은 중국 해경선들이 지난달 30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일대에서 필리핀 해경선 등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는 물대포를 처음으로 썼다고 밝혔다. 필리핀 해경 대변인인 제이 타리엘라 준장은 이 공격으로 필리핀 해경선 ‘BRP 바가케이’호의 철제 난간이 파손되고 배 지붕의 골조가 휘어졌다고 말했다. 또 함께 공격받은 필리핀 수산청(BFAR) 선박 ‘BRP 반카우’호의 항해, 전기, 난방·환기·공조, 무선통신 시스템도 피해를 입었다.

세계일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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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리엘라 준장은 “물대포로 필리핀 해경선 난간이 어떻게 휘어졌는지 우리가 살펴보면 그 물대포가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배 구조가 손상될 정도의 압력을 가진 물대포의 직접적인 공격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해경에 따르면 이번 중국 해경선 물대포의 압력은 1㎠당 14㎏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콰이어러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은 위력의 물대포는 배에 탄 사람을 손쉽게 철로 만들어진 선체에 처박거나 배 밖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공격 당시 필리핀 선박에 탄 사람들이 실내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타리엘라 준장은 중국에 대해 “골리앗이 더 골리앗이 되고 있다”며 중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기 위해 폭력을 쓰는 것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중국 해경선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을 가한 것은 이번까지 최소한 7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도 중국 해경선의 두 차례 물대포 공격으로 필리핀 해군 수병 7명이 부상한 바 있다.

이에 지난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미국·일본과 3국 정상회의를 한 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충돌로 자국 군인이나 선원 등이 사망할 경우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이 발동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필리핀 외교부는 이날 주필리핀 중국대사관 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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