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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SK하이닉스 “12단 HBM 3분기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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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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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내년 물량까지 거의 완판
곽노정 CEO, 기자간담회서 밝혀
삼성 도전 맞서 주도권 수성 목표
과잉 공급 우려에는 낙관적 견해
시장 계속 성장…위험 크지 않아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가장 최신 버전인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3분기 양산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인공지능(AI) 붐으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후발주자 삼성전자가 HBM3E 12단 계획을 먼저 꺼내며 ‘역전’을 시도하자 선도 기업인 SK하이닉스도 뒤질세라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은 모양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이날 경기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이고, 내년 물량 역시 거의 솔드아웃됐다”며 “HBM 기술 측면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5월 (고객사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곽 CEO는 “생성형 AI 관련 전체 매출이 수년 내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AI에 특화된 초고속·초고용량·저전력 메모리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모리의 발전에 비해 AI 모델의 발전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HBM은 생성형 AI의 필수재로 꼽힌다. D램을 여러 장 쌓아올려, 마치 차선을 수직으로 쌓은 고속도로처럼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AI 학습·추론 용도로 널리 쓰이는 미국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이 탑재된다. SK하이닉스가 선두주자다. 4세대 제품인 ‘HBM3’까지는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신작 GPU인 ‘H200’에 들어가는 5세대 제품 ‘HBM3E 8단’의 납품도 올해 초 개시한 바 있다.

대규모 투자 계획도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건설할 신규 D램 공장 ‘M15X’에 5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공장은 2026년 3분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기 용인 클러스터의 첫 공장은 2027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아울러 6세대 제품인 HBM4 개발을 위해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TSMC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경쟁적인 투자로 HBM 시장이 과잉 공급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곽 CEO는 “올해 이후에도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매개변수) 증가 등으로 데이터 규모가 증가하면서 HBM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기성품 형태로 유통되는 전통적인 D램과 달리 HBM은 고객사들의 맞춤형 주문에 따라 제작되는 만큼 과잉 공급 위험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시장 전반적으로 올해 상당히 낙관적일 것으로 SK하이닉스는 내다봤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은 “지금은 AI 수요와 수익성이 늘어나는 초입 단계”라며 “(HBM 생산 때문에) 일반 메모리 캐파(생산능력)가 의외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재고가 급격히 건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모바일·PC 등 전통 운용처 수요도 개선될 것”이라며 “공급업자에게 우호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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