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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베일 벗은 '밸류업', 기로 선 코스피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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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밸류업 수혜주, 가이드라인 발표일 약보합세
유인책 부족해 '속 빈 강정' 지적도…관건은 5월 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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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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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금융당국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공개된 가운데 기로에 선 코스피가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실제 장에서 밸류업 관련 종목이 수치적 강세를 띤다면, 최근 들어 다소 사그라진 금리 인하 기대감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2600~2700선 횡보에 그친 코스피에 새로운 상승 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는 2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지난 2월 26일 같은 곳에서 열린 1차 세미나에서 공개된 초안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의 공시 등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거래소는 의견을 추가 수렴해 이달 중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공개된 가이드라인은 당초 예상 범위던 중장기 기업 가치 제고 목표와 계획 목표 달성시점 공시 방법 등에 더해 자율성 미래지향성 종합성 선택과 집중 이사회 책임 등 5가지 핵심 키워드를 포함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올 초 밸류업 발표 이후 한국증시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커졌다. 밸류업은 자본시장이 올바르게 평가받고 기업들의 투자로 이어지는 새로운 동력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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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당국의 밸류업 기조에 반응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일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이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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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관심은 올 초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밝힌 후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유가증권시장을 이끈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의 주가 향방으로 쏠리는 추이다.

앞서 전체 코스피 지수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도 현대차와 기아가 전년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르며 대표적 '밸류업 수혜주'로 꼽힌 바 있다. KB금융과 메리츠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순자산비율 대비 주가가 낮던 금융주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날인 2일 이들 종목은 약보합세를 그렸다. 현대차(-0.80%), KB금융(-4.37%), 신한지주(-1.82%), 하나금융지주(-2.90%), 메리츠금융지주(-0.88%) 등이 내렸고, 이날 신차 '더 뉴 EV6'의 첫 티저 이미지를 공개해 호평을 받은 기아(1.36%)만 빨간불을 켰다.

코스피는 이날 외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전날보다 0.31% 내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고,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다소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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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5월 중으로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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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5월 장세로 꼽힌다. 당국이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 다음 날인 3일부터 의견을 수렴해 5월 중으로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어서다. 3일 장부터 그간 숨 고른 밸류업 관련 종목들이 다시 상승 기조에 접어든다면 밸류업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큰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5월 밸류업으로 주목을 받던 종목들의 주가나 코스피가 전반적인 약세를 지속한다면 밸류업 가이드라인의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업계와 투자자들의 일부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이미 밸류업 관련 이슈를 선반영한 영향도 배제하기 어렵다.

앞서 투자자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강조하면서도 세제지원이나 인센티브 등 유인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아 '속 빈 강정'이라고 지적했다. 2일 공개된 가이드라인에서도 핵심 유인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만으로 코스피 등 지수가 단기간에 크게 오르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각 기업의 특성이나 물적 및 인적 자본 수준이 다르고 무의미한 보고서 전락을 우려해 기업 가치 제고 계획 보고서 이행을 강조하지 않은 만큼, 기업들의 진정성 높은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는 해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들의 개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형식적이고 투자자 입장에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계획이 수립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법은 산업 특성이나 경쟁도, 사업구조, 경쟁력, 리스크 등 기업의 개별 특성에 따라 다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기업이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필요한 내용을 선별·추가해 개별 특성에 맞는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 소통하는 것이 원칙이다. 구체적인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세제 지원 방안도 발표하겠다"고 부연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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