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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전공의와 '불협화음' 또 불거진 의협…범의료계 협의체 구성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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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의협,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 아우르는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

전공의단체 대표 "협의 한 바 없어"…독자 노선 의지

'불협화음' 이어지는데…"이견 조율해 나가는 과정"

노컷뉴스

의협 정기대의원 총회 참석한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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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서도 '초강경파'로 꼽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신임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범의료계 협의체'를 꾸리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의료공백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들은 "논의한 바 없다"고 응수하면서 초반부터 난항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의료계와 '맨투맨' 대화 의지가 있다고 밝힌 가운데 새 의협 집행부가 의료계 내부의 '다른 목소리'를 잠재우고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3년 임기의 42대 의협 회장에 공식 취임한 임 회장은 조만간 의협을 중심으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를 포함해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아우르는 기구를 만들어 언제든 정부의 일대일(1:1) 대화 요청에 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그간 정부가 의대 증원을 '전면 백지화'하지 않는 이상 대화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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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의협 신임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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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가 거점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분에 한해 최대 50%까지 감축할 수 있도록 한 '조정안'도 일종의 꼼수로 취급하며 받아들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말 출범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들어와 의견을 개진해 달라는 요청에도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퇴짜를 놨다.

환자단체 등 수요자단체 및 전문가 등이 두루 참여한 의료개혁특위보다는, 보건의료 정책의 직접적 당사자이자 전문가인 의사들과 정부가 일대일로 논의하는 자리여야 대화에 응하겠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임 회장은 의료계의 총의를 대변하는 협의체를 통해 정부와 이같은 '맨투맨 협상'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의정 갈등의 원인인 의대 2천 명 증원뿐 아니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반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방향성은 정해졌으니 세부안을 함께 구체화하자는 정부와 달리, 정책의 '완전한 철회'를 목표하고 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패키지'는 폐기가 마땅하다"며 "다만 (붕괴 위기가 대두된) 필수의료 문제 자체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적인) 논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방안과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의료현장의 의견을 담아야 한다"며 "(현안처럼) 보건복지부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아 만든 정책패키지가 아니라, 원점에서 새로 (정책을) 만드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의료계 협의체는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를 압박할 의사들의 '단일한 목소리'로서 존재 의미를 갖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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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윤리강령 선서하는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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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임 회장의 의지가 무색하게 전공의 단체 대표는 의협과 협의체 구성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온 임 회장을 겨냥해 "(그의) 독단적인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저격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내부 공지를 통해 "대전협은 임현택 회장과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의대협 노정훈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지만, 의대협 역시 임 회장과 해당 사안을 논의한 바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아울러 "전공의들은 지금까지 주체적으로 행동해 왔고 앞으로도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며 "의대생들과도 함께 고민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의협과는 구별되는 독자 노선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임현택 집행부'에 정책이사로 이름을 올린 박 위원장은 전날 열린 첫 상임이사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전에 불참 사유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건이 구체적인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안이었음을 감안하면, 의도적인 행보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자연히 새 집행부가 향후 협의체를 꾸리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의협은 이같은 일종의 '엇박자'도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임 회장은 "(새 집행부는) 공식적인 업무가 (이제 막) 처음으로 시작됐다. 논의가 충분히 진행돼야 구체적인 협의체가 나오는 것"이라며 "형제 간에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런 이견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14만 의사 회원이 어떻게 똑같은 생각을 하겠나"라며 "어떤 형식으로든 의대생, 전공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낼 그릇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취임사를 통해 의사들의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회원들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우리가 갈등 속에 빠지고, 분열되는 것은 우리가 상대하는 정부가 원하는 것"이라며 "사분오열돼 패배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그런 상황에서 철저한 통제 속에 옴짝달싹 못 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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