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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日뷔페 “관광객, 1만원 더 내야”… 결국 ‘이중가격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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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일본 도쿄 시부야의 한 해산물 뷔페의 가격표./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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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한 음식점이 외국인에게 더 비싼 값을 받고, 일본인에게는 할인해주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물가가 오르고 거주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실제 일부 식당에서 이런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3일 일본의 한 해산물·BBQ 뷔페 음식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본인을 포함한 재일 외국인은 1000엔(약 9000원)을 할인한다”고 밝혔다.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이 가게는 90분동안 60종류의 해산물과 BBQ, 술과 음료 등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뷔페집이다. 이곳은 지난달 12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가격표에 따르면 평일 런치는 세금을 제외하고 5980엔(약 5만3000원), 디너는 6980엔(약 6만2000원)이다. 일본인의 경우엔 이 가격에서 1000엔(약 9000원)씩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세금을 포함한 정가는 런치 6578엔(약 5만8000원), 디너 7678엔(약 6만8000원)이다. 다만, 일본인의 경우엔 1100엔(약 1만원)씩 할인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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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가격제'를 도입한 일본 도쿄 시부야의 한 해산물 뷔페./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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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점 주인은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의 인터뷰에서 “엔저 현상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해산물 뷔페를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 엔화 가치가 34년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의 최고치(엔화 약세)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140엔 수준이었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치솟고 있다.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일본 땅을 밟는 관광객들은 늘어났다. 지난달 17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3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308만1600명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처음 300만명을 넘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이 66만31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만48만4400명, 중국 45만24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으로 일본인에게는 싸게, 외국인에게는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일수록 물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관광지 가격’이 현지인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의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가야마 히사노리 일본 료칸협회 부회장도 작년 현지 온라인매체 ‘트래블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히사노리 부회장은 이중가격제를 ‘좋은 불공평’이라고 칭하며 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는 외국인과 거주자 사이에 분명한 구별이 존재한다”며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음식점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줘 사실상 이중 가격을 둔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은 빠른 입장이나 정중한 지원 등 여행자에 대한 우대를 느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돈을 더 지불하는 것이 나쁘게만 비치지는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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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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