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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중국·러시아·이란, 온라인서 미국 대학시위 갈등 증폭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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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언론들, 2주간 관련 영어기사 400건·온라인 콘텐츠 쏟아내"

싱크탱크 등 분석 "미국 이미지 깎아내려 자국 이익 추구"

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시위 중인 가자전쟁 반대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고 있다.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중국과 러시아, 이란이 현재 미국 대학가를 휩쓸고 있는 가자전쟁 반대 시위 소식을 영어로 쏟아내거나 온라인에 게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국 사회 갈등을 유발하려 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허위정보 추적 사이트 뉴스가드가 집계한 이들 3개국 국영 언론의 미 대학가 시위에 관한 영어 기사는 지난 2주간 약 400건에 이른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또한 엑스(X·옛 트위터), 텔레그램 같은 플랫폼의 허위 계정이나 봇을 통해 미국 내 갈등에 관한 콘텐츠를 확산시키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서방 언론기관을 모방해 만든 웹사이트도 동원했다.

이 같은 내용은 뉴스가드와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 민주주의수호재단, 호주전략연구소, 클렘슨대 미디어 포렌식 허브, 정보보안회사 레코디드 퓨처 소속 연구원들의 추적한 결과다.

추적 내용을 보면 중국 정부의 가짜 정보 캠페인 '스패무플라주'(spamougflage)와 연계된 엑스 계정들은 미 대학생 시위와 관련한 포스팅에서 "(미국이) 전체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난폭한 경찰이 있다니" 등의 내용을 썼다.

팔로워 1만8천명의 한 계정은 경찰의 대응을 비판하는 파키스탄 주재 중국 외교관의 포스팅을 리트윗했다.

해당 계정의 프로필 사진은 K팝 걸그룹 멤버의 사진 이미지였다. 위치는 미국이지만 일반적으로 아시아 낮 시간대에 게시물이 올라왔고, 문법 오류가 자주 발견됐다고 NYT는 전했다.

정보 조작을 연구하는 저먼마셜펀드의 브렛 셰이퍼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동기는 다르지만 이들 모두 미국에 대한 인식을 깎아내리는 이야기를 강조함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이란 국영언론은 미 대학가 가자전쟁 반대 시위에 대한 기사를 더 많이 올렸고, 경찰 대응을 비판하는 미국 평론가들의 주장을 확산하는 데 중점을 두는 식이었다.

러시아는 미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에 비판적인 콘텐츠를 올리거나 이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에 초점을 맞췄다.

뉴스나 콘텐츠에 등장하는 미국은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에 휩싸인 국가로 묘사된다.

연구원들은 반전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자 중국과 러시아, 이란이 지정학적 이득을 얻고자 미국 내 긴장을 고조시키려 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또한 이런 외부 세력들이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당파적 긴장을 키우고 민주주의를 폄하하며 고립주의를 조장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연구원들은 다만 이러한 온라인 게시물에서 시위를 조직하거나 폭력을 유발하려는 직접적인 노력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보다는 미국 내 여론 분열과 정부 정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강조하는 것들이었다고 덧붙였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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