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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네타냐후 ‘전범 체포영장’ 기류, 교역 중단…더 조여오는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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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2월 10일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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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극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이스라엘 지도부에 체포영장 발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튀르키예는 2일(현지시각) 이스라엘과의 교역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비비시(BBC) 방송은 이날 국제형사재판소가 가자전쟁을 일으킨 전쟁범죄 혐의로 이스라엘 고위관리에 대한 영장 발부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과 관련 네타냐후 총리가 “역대급의 잔인 행위”라며 재판소의 이런 시도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마비시킨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런 공격적 언급을 한 것은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가 장막 뒤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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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수석검사가 지난 12월3일 가자 전쟁이 촉발시킨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마을을 시찰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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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뉴욕타임스와 엔비시(NBC) 방송 등은 지난달 28일 국제형사재판소가 이번 주 중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엔비시에 “외교 채널을 통해 영장 발부를 막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의 영장이 발부되면, 서방 진영 내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 지도자로는 처음이다.



다만 이스라엘은 국제형사재판소의 회원국이 아니어서 이 재판소가 자신에게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제형사재판소는 팔레스타인이 재판소의 창설조약에 비준한 지난 2015년 이후 국제적으로 공인된 이스라엘 영토가 아닌 서안, 동예루살렘, 가자에 관할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지도부가 영장을 발부받아도 집행될 가능성은 없으나, 국제사회에서 미치는 영향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소는 체포영장에 관해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12월 카림 칸 수석검사가 이스라엘과 서안 지구를 방문해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행위자는 국제적인 인도주의법을 지켜야만 한다”며 “만약 지키지 않으면, 나의 사무실이 행동하기를 요청받았을 때 불평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주민 1200명을 살해한 것을 “인류 양심에 충격을 가한 가장 중대한 국제적 범죄의 일부”라고 비판하면서도, 가자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도 “무장분쟁을 규율하는 명확한 법적 기준”에 따라서 수행돼야만 한다고 의무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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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인형을 불태우는 ‘의식’이 치러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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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튀르키예는 이날 이스라엘과의 모든 교역 중단을 선언했다. 두 나라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70억달러(약 9조5410억원)에 달한다. 튀르키예 통상부는 팔레스타인 영토의 “악화되는 인도적 위기”를 언급하며 교역 중단을 발표하고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에 대한 충분하고 중단되지 않는 인도적 지원 통과를 허락할 때까지 이 새로운 정책을 엄격하고 단호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집단학살의 시대가, 사람을 모두 절멸하는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밝힌 뒤 이어진 국제사회의 반발 조처다. 이 밖에도 볼리비아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의 가자 침략을 비판하며 외교관계를 끊었고, 이어 벨리즈도 이스라엘과 단교했다.



아울러 튀르키예 의회는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기한 집단학살 사건 제소에 개입하기로 했다는 입장도 밝혔다. 쥐네이트 윅셀 튀르키예 의회 사법위원장은 전날 밤 성명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법적 절차를 거쳐 재판소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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