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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배민의 뒤늦은 '구독' 카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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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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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배달의민족이 유료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하서 배달업계 구독 경쟁이 본격 시작됐됐다. 쿠팡이츠와 요기요가 앞서 시작한 데 이어 배민도 구독 정책을 시행하면 사실상 무료배달 전쟁은 종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민은 구독제로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혜택을 키워 충성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무제한 배달비 할인을 제공하는 유료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을 도입한다. 배민은 지난달 25일 자사 앱에 배민클럽 론칭을 예고하고 이달 내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배민클럽은 기존 혜택에 할인을 추가 적용해준다는 점이 주요 차별점이다. 자체 배달 서비스인 알뜰배달의 무료 배달과 한집배달 배달비 할인을 구독자에 한해 제공할 걸로 예상된다. 한집배달의 경우 배달비는 지역과 요일·시간대, 주문 금액에 따라 상이하지만 1000원 이내로 한정된다.

또 가게가 설정한 최소주문금액만 맞추면 1인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배달비 할인 혜택과 다른 할인 쿠폰의 중복 할인도 가능해진다. 다만 아직 서비스 론칭 전인만큼 요금 체계와 구체적인 혜택 수준, 기존 할인 서비스 종료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배민이 구독제를 도입하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걸로 풀이된다. 쿠팡이츠는 쿠팡과 연계한 '와우회원' 멤버십을, 요기요는 '요기패스X'를 통해 유료 멤버십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 모두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등을 혜택을 제공하고 있던 반면 배민은 불특정 다수를 위한 할인 정책을 펼쳐왔다.

그런데 배달 서비스 특성상 소비자는 품질적인 요소보다 가격에 민감하다. 더 저렴하게 배달 받을 수 있다면 플랫폼과 상관없이 주문하기 때문에 고객 충성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그동안 배달업계가 할인 혜택을 내세워 출혈 경쟁을 벌인 이유이기도 하다.

배달업계의 출혈 경쟁이 무료배달로 또 다시 번진 상황인 만큼, 배민도 더 이상의 기약 없는 비용 투자를 감내하긴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경쟁사인 쿠팡이츠와 요기요가 구독 서비스를 통해 할인 경쟁에 나선 시점에서 배민도 자체 배달 강화에 힘을 싣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배민의 배달 서비스는 크게 두 종류인데, 주문만 중개하고 배달은 위탁하는 가게배달(정액제)과 배민이 직접 운영하는 배민 배달(정률제)이 있다. 수익 구조상 배민 입장에선 배민배달을 키우는 게 이득이다. 자영업자는 배민 배달로, 소비자는 구독제로 '락인효과(Lock-in)'를 강화해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걸로 기대된다.

관건은 구독 고객 유치다. 향후 배민배달의 혜택은 구독자 중심이 될 걸로 예상되는데, 배민배달 가게 입장에선 불특정 다수에게 혜택을 제공할 때보다 주문 수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즉 주요 고객이 소수의 구독자로 한정되는 만큼 배민배달에 입점한 매력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배민에 입점한 가게의 70%가 가게배달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한계다. 단 30%의 배민배달 가게에 한정된 혜택을 위해 구독하기엔 기존에 무료 제공했던 서비스와 비교해 큰 장점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배민은 향후 배달 서비스 혜택 외에도 B마트와 배민스토어 등 혜택의 폭을 넓혀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배민이 배민클럽을 론칭한 배경에는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업계 최초 '무제한 무료배달'을 선언하면서 배달업계 전반에 무료배달 도입을 선도했다. 기존 10% 할인을 대신한 정책이라 실질적인 할인 효과에 대한 의문도 나왔으나 배달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우는 데 파격적이라는 평이다.

배민이 구독제 도입에 나서면서 사실상 완전한 무료배달은 종결된다. 쿠팡이츠와 요기요에 이어 배민이 유료 멤버십을 시작하면 배달앱 3사 모두 회원에 한해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셈이다. '월 구독료'라는 문턱이 생긴 만큼 유료 멤버십 정책을 둘러싼 배달업계의 구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제영 기자 zero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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