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대통령 거부권 무력화 현실화하나… 채 상병 특검 재표결 시나리오는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며 재표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52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거부권 행사 예고… 27∼28일 재표결 전망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7일 또는 28일쯤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15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고 재표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인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대통령실은 이미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상황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특검법 국회 통과 후 브리핑에서 “일방처리된 특검법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릴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도 통화에서 “전날 비서실장 브리핑을 보면 강경한 편 아닌가. (대통령께서 거부권 행사를) 고민하시겠지만 브리핑 문안대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면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세계일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표 셈법… 與 이탈표 막기

이날을 기준으로 재적 국회의원 수는 295명이다. 이 중 국민의힘 113명, 자유통일당 1명, 무소속 1명 등 범여권이 115명이고 더불어민주당 155명, 정의당 6명, 새로운미래 5명, 개혁신당 4명, 진보당 1명, 새진보연합 1명, 조국혁신당 1명, 무소속 7명 등 범야권이 180명이다.

채 상병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다시 가결되기 위해선 295명 전원 참석을 기준으로 197명이 찬성해야 한다. 범여권에서 17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되는 셈이다.

지난 본회의에서 이뤄진 채 상병 특검법 표결 과정에서 이미 이탈표는 발생했다. 국민의힘이 채 상병 특검법 표결 불응을 당론으로 정해 법안이 상정되자 소속 의원들은 일제히 본회의장에서 퇴장했지만 국민의힘 김웅 의원만은 본회의장에 남아 찬성표를 던졌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윤상현, 권영세, 안철수 의원이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총회에 참석 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10 총선 이후 안철수 의원, 조경태 의원 등 공개적으로 채 상병 특검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낸 의원들도 있는 데다 물밑에서도 채 상병 특검에 반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있어 재표결 시 이탈표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본회의에서의 표결과 달리 재표결은 무기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여당 입장에서 이탈표를 단속하기는 더욱 어렵다.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더라도 조용히 찬성표를 던지는 의원들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불출마 또는 낙선한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할지도 중요한 변수다. 재적 의원 과반 이상 출석에 출석 인원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통과되는 재표결 규칙에 따라 출석한 의원 수 자체가 줄어들면 가결을 위해 필요한 찬성 인원수도 줄어든다. 295명 전원이 참석한다면 19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 만약 10명이 불참해 참석 의원 수가 285명이 된다면 가결을 위해 필요한 찬성표는 190표가 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대한 많이 참석해 반대표를 던져야 가결 가능성이 낮아지지만 낙선했거나 불출마한 의원들의 참석을 담보하긴 어려운 상황이란 점이 걸림돌이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