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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아시아계 차별' 의식했나… 바이든, 미셸 여에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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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시상식 때 인종차별 논란 불거져

말레이시아 화교 가정 출신으로 현재 미국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여배우 미셸 여(양자경)가 미국 행정부로부터 대통령 자유훈장(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받는다. 이 훈장은 미국에서 군인 아닌 민간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에 해당한다. 미셸 여는 2023년 아시아계 배우로는 처음 아카데미 영화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바 있다.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대통령 자유훈장 수훈자 19명(3명은 사후 추서)의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쟁쟁한 정치인, 스포츠 스타, 인권운동가 등과 더불어 미셸 여가 포함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셸 여를 수훈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40년이 넘는 동안 수많은 대작 영화에서 개척자로서 업적을 세운 여배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녀(미셸 여)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첫 아시아인”이라며 “미국인의 고정관념을 계속해서 깨뜨리고, 미국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는 찬사를 바쳤다.

세계일보

할리우드 스타 미셸 여. 사진은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열연을 펼치는 모습이다. 이 작품으로 미셸 여는 2023년 아시아계 배우로는 처음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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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말레이시아의 화교 집안에서 태어난 미셸 여는 홍콩에서 영화배우로 데뷔한 뒤 숱한 인기 영화에 출연했다. 2000년대 들어 미국 할리우드로 무대를 옮겨 왕성히 활동하는 중이다. 지난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 최초의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셸 여에게 훈장을 수여키로 결정한 것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침 미셸 여는 지난 3월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벌어진 일로 인종차별, 구체적으로 백인들의 아시아계 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미셸 여는 전년도 수상자 자격으로 올해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엠마 스톤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그런데 상을 받으러 무대에 오른 엠마 톰슨이 곁에 있던 다른 배우들과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도 정작 시상자인 미셸 여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미셸 여가 들고 있던 트로피를 곁에 있던 동료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거의 가로채다시피 해서 엠마 스톤에게 전달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TV로 시상식을 지켜본 세계 영화 팬들 사이에 ‘미셸 여가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백인 여배우들한테 따돌림을 당한 것’이란 공분이 일었다.

엠마 스톤과 제니퍼 로렌스를 상대로 “인종차별을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미셸 여가 직접 나서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아시아계 차별을 둘러싼 논란은 쉬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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