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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미·일 동맹, 바이든 실언에 흔들?…일본, '외국인 혐오국' 발언 공식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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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환영 만찬 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연설을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AP=뉴시스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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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일본을 중국, 러시아, 인도 등과 함께 '외국인 혐오' 국가로 표현한 것에 대해 공식 항의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미국 정부에 "정확한 이해에 근거하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던 것은 유감"이라고 외교적 경로로 공식 반박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에 대한 일본의 사고방식과 정책 등을 미국에 설명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이민자 수용이 미국 경제에 주는 효과를 언급하며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를 외국인 혐오 국가로 언급했다.

그는 당시 행사에 참석한 아시아계 미국인 등을 향해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이민자를 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왜 그렇게 부진한지, 일본은 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러시아와 인도는 왜 그런지 생각해 보라"며 "그들이 외국인 혐오증에 걸리고, 이민지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부 외신과 일본 등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재대결이 예상되는 11월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 오래된 동맹국을 이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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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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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문제 발언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과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며 "일본이 미국의 주요 견제 국가(중국·러시아)와 함께 언급됐다는 사실은 일본 정부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기시다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군사 협력을 발표하는 등 양국 동맹 관계를 강화했다.

실제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 실린 관련 기사에는 6000개 넘는 댓글이 달리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논란이 심해지자,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외국인 혐오' 발언은 미국에 이민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악관의 해명에도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일본 비판 여론은 잠재워지지 않았고, 백악관 해명 기사에도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한 누리꾼은 "원래 미국과 일본은 나라의 성립 배경부터 다르다. 원래 있던 원주민 인디언을 속여 박해하고, 이민자들이 영역을 넓혀 지배해 나라는 만들어간 것이 미국이다. 섬나라에서 거의 통일적인 문화를 이룬 일본과는 다르다"며 "이민정책에 대한 일본과 미국의 견해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누리꾼은 "'바이든의 실언은 버릇'이라고 하지만 그의 발언은 실언인 동시에 본심이기도 하다. 일본은 미국은 가장 긴밀한 동맹국으로 꼽지만, 미국 입장에서 보면 일본은 그거 심부름꾼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이 상황을 잘 인식해 미국에 맹목적인 외교를 멈추고 세계 여러 국가와 균형 있는 외교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일본의 대(對)미국 외교정책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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