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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써클차트 김진우 연구위원 “하이브 멀티 레이블 시스템?…수요층 겹쳐 카피 등 생산하는 구조”…민희진 대표 “자율 달라”는 요구와 일부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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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 칼럼 발표

하이브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 원인

레이블끼리 타깃 수요층이 겹치는 문제

"기업 구조 변모시키는 것이 바람직해"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이사와 하이브의 분쟁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질 않은 가운데, 하이브가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주창했던 ‘멀티 레이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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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소속의 그룹 뉴진스(왼쪽), 빌리프랩 소속의 그룹 아일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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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차트 김진우 수석석연구위원은 하이브에 대해 “(산하) 레이블들은 서로 공략하는 타깃 수요층이 상당수 겹치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레이블 간 차별화가 쉽지 않은 구조를 갖고 있다”며 기업 구조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최근 써클차트를 통해 발표했다.

칼럼에 따르면 ‘멀티 레이블 시스템’은 레이블 아래 딸려 있는 서브레이블(산하 레이블)의 개념이다. 예컨대 유니버설 뮤직 그룹은 산하에 팝뮤직을 담당하는 ‘EMI Record’ 외에도 ‘DEF JAM RECORDINGS’이라는 힙합 전문 레이블과 ‘Deutsche Grammophon’과 같은 클래식 음악 전문 레이블 등을 두고 있다.

이러한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하는 이유에 대해 “메인 레이블의 브랜드를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음악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엔테터인먼트 중엔 SM 엔터테인먼트가 사내에 클래식 음악 전문 레이블인 ‘SM Classics’을 설립해 SM의 주요 곡(‘빨간맛’, ‘다시 만난세계’ 등)을 오케스트라 버전 및 클래식 음악으로 편곡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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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주창했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 타킷 수요층이 겹쳐 레이블 간 차별화가 쉽지 않은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이사가 지적했던 뉴진스와 콘셉트가 비슷한 아이돌 그룹이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나오고 있다는 주장과 일부 일치한다. 사진은 하이브 멀티 레이블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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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들이 서로 공략하는 타깃 수요층이 상당수 겹치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레이블 간 차별화가 쉽지 않은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아이돌’이란 동일한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 레이블이 음악적 다양성과 아티스트의 독특한 색깔을 유지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산하에는 빅히트 뮤직, 빌리프랩, 쏘스뮤직,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코즈엔터테인먼트, 어도어 등을 두고 있다.

특히 김 연구위원은 유니버설 뮤직 그룹처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할 것이 아니라면, 어차피 하이브는 ‘아이돌’이라는 대분류 아래서 아티스트 발굴하고 론칭할 것이기 때문에 멀티 레이블 체제보다는 JYP엔터테인먼트의 본부제가 더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는 한 지붕 아래서 각각의 레이블이 지나친 성과 경쟁, 차별, 카피 등의 키워드를 계속해서 생산할 가능성이 큰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JYP는 사내에 아티스트 별로 본부제를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2PM·스트레이키즈·니쥬는 1본부, 있지는 2본부에서 관할한다. 서브레이블의 개념을 자신들에 맞게 사내 본부제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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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왼쪽)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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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은 “기업 구조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자신들이 만들어낸 무형의 자산을 사내에서 서로 공유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로 변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러한 변화를 통해 각 아티스트를 담당하는 디렉터에게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자율성을 부여하되, 경영적인 부분에서는 하이브의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김 위원은 분석은 민 대표가 앞서 지난달 25일 진행했던 기자회견에서 했던 주장과 일부 일치한다. 민 대표는 “나한테는 뉴진스가 중요하다. 어느 회사든 경영권 찬탈을 할 생각이 없다. 내가 주인이 아니어도 된다. 내가 뉴진스와 하려던 걸 하면 된다”며 하이브에서 뉴진스 홍보를 막거나 뉴진스와 비슷한 콘셉트로 걸그룹(아일릿)을 데뷔시키는 등 불합리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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